"잠깼더니 엄마가 없어서.." 5살 아이가 강추위에 찾아간 곳

장상진 기자 2021. 1. 1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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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6시40분쯤 영하 18도 날씨에 티셔츠차림으로 충북 청주시 한 CU편의점에 들어선 A군이 카운터 근무자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다.

지난 8일 오전 7시가 되지 않은 어둑한 시간에 충청북도 청주시 한 CU 편의점에 만 5세 A군이 들어섰다. 새벽 최저기온이 영하 18도를 기록한 날이었고, 밖에는 눈까지 쌓여 있었다. A군은 외투조차 걸치지 않은 티셔츠 차림으로 오들오들 떨며 “엄마 아빠가 안 보인다”고 했다. 편의점을 지키던 윤모(59)씨는 A군을 보자마자 난로가 있는 카운터 안으로 들였고,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덮어줬다.

지난 8일 새벽 충북 청주시 한 편의점에서 영하 18도 한파에 부모를 찾으러 나왔던 A군이 편의점 근무자의 외투를 덮어쓰고 부모를 기다리고 있다.

집주소와 부모님 연락처를 물어봤지만 아이가 너무 어려 이를 기억하지 못하자 윤씨는 바로 경찰에 A군의 실종 신고를 하고, 아이를 달랬다. 전국 모든 CU편의점의 점주·직원용 계산대에는 실종 아동 신고 화면이 설치돼 있다.

A군은 윤씨에게 “일어나보니 집에 엄마 아빠가 안계셔서 찾으러 나왔다”고 했다. 1시간여만에 부모가 경찰 연락을 받고 편의점에 도착했다. 부모는 “주차장에 이중주차했던 차를 빼고 집에 돌아와보니 애가 사라져서 동네를 한참 헤맸다”고 했다. 아이와 부모는 이튿날 함께 편의점을 찾아 감사를 표했다. 윤씨는 “앞으로도 우리 동네 모든 아이들과 시선을 맞추며 부모의 맘으로 주변을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편의점이 잇달아 ‘위기 아동’의 보호소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내복 차림으로 길거리를 헤매던 여자아이가 경찰을 만나기까지 몸을 녹인 곳도 편의점이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2017년 업계 최초로 전국 점포 인프라를 활용해 길을 잃은 아이(지적장애인, 치매환자 포함)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경찰이나 가족에게 인계하는 실종예방 신고 시스템 ‘아이CU’를 도입했다. 지난 3년간 어린이 80여명이 이 시스템을 통해 부모를 찾았다. 작년에는 ‘아동학대 신고’ 시스템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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