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1∼2월에 점포 26개 더 줄인다

남정훈 2021. 1. 1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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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점포 수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거래가 더 늘어나면서 디지털 전환에 한층 더 속도를 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은 216개의 점포를 없앤 바 있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1∼2월 중에 영업점 26곳을 축소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오는 25일 영업점 20곳을 통폐합하고, 신한은행도 다음달 1일 서울 용산 원효로지점, 서울 종로 함춘회관 출장소, 부산 해운대구 신한PWM해운대센터 등 3개 점포를 폐쇄한다. 하나은행도 1∼2월에 서울 용산구 이촌동과 강남구 역삼동 소재 영업점을 통폐합해 점포 2개를 줄인다. 우리은행은 1∼2월 중 경기 분당 정자지점 1곳을 폐쇄하고, 3∼6월에 17곳, 7∼12월에 17곳의 영업점을 각각 폐쇄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은 올해 점포 계획을 전년 실적을 반영해 3월부터 수립할 예정이다.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도 2017년 대대적인 영업점 통폐합 이후 4년 만에 점포 수를 더 줄인다. 이달 16일 경기 안산지점, 서울 대치 출장소, 동부이촌동 출장소, 동춘동 출장소 등 4곳을 통폐합해 총 영업점 수가 기존 43개에서 39개로 줄어든다.

5대 시중은행은 코로나19로 ‘비대면’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지난해 점포 수를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축소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전국 점포 수는 2019년 말 4640개에서 작년 말 4424개로 216개나 줄었다. 2018년 38개, 2019년 41개가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5배가 넘는 수준이다.

점포 수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농협은행이 1121개로 가장 많다. 뒤를 이어 국민은행이 972개, 신한은행 859개, 우리은행 821개, 하나은행 651개 순이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도 2019년 말 216개였던 점포 수를 작년 말 200개로 줄였다.

은행들이 점포수를 줄이는 것은 디지털화와 비대면 거래 증가로 인해 고객들이 영업점을 직접 찾을 필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모바일과 인터넷 뱅킹이 점차 발달하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비용이 많이 드는 점포를 유지할 이유가 줄어들고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의 위치나 면적에 따라 차이가 나긴 하지만, 평균적으로 점포당 운용비용은 매달 10억~15억원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점포수의 축소는 어쩔 수 없는 시대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점포 운영 효율화’를 추진하면서 오프라인 점포 특화 경쟁에 나서고 있다. 각 지역 환경에 맞게 점포 형태를 다양화하거나 특색 있는 점포를 선보이는 실험을 하기도 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말 고객이 화상 상담 창구에서 전담 직원과 원격으로 은행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미래형 혁신 점포 '디지택트(디지털+콘택트) 브랜치'를 서울서소문 지점 안에 마련했다. '디지택트 브랜치'는 2평 정도의 공간만 있으면 어디든 차릴 수 있고, 신한은행디지털영업부 소속 전담 직원이 오프라인 영업점을 대신해 전국 디지택트 브랜치를 통해 고객과 금융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대면·비대면 융합 점포'다.

SC제일은행은 올해 증권 비즈니스와 결합한 복합 점포를 개설하려고 준비 중이다. 자회사인 SC증권과 연계해 은행 지점에서 고객들에게 은행과 증권 상품을 원스톱으로 판매하며 폭넓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으로, 하반기 출범이 목표다.

KB금융그룹은 한 곳에서 은행, 증권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WM(자산관리) 복합 점포'를 도입해 이를 빠르게 확대해가고 있다. 

올해 영업점 35곳을 축소할 예정인 우리은행은 이달부터 거점 점포 한 곳과 인근 영업점 4~8개를 하나의 그룹으로 묶는 영업점 간 협업체계 '밸류 그룹(VG)'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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