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발품 저널리즘'

황예랑 2021. 1. 1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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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하게, 생생하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맞서는 의료 현장의 모습을.

중환자 병상이 대체 왜 부족해졌는지,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80% 이상 책임진 공공병원 의료진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지.

지금도 국립중앙의료원 음압격리병동 1층에서 유리창 너머로 지켜봤던 코로나19 최중증 환자들의 모습이 가끔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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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토크]

담담하게, 생생하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맞서는 의료 현장의 모습을.

무조건 현장(병원)에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기사는 발로 뛰는 현장에서 나오니까요.

하루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천 명씩 쏟아져나오기 시작한 2020년 12월 중순, 제1345호 표지이야기 ‘국립중앙의료원 48시간 르포’를 기획한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실은 <한겨레21>에 앞서 <한겨레>에서 5개월여 코로나19 취재를 맡았을 때부터 마음 한구석에 품고 있던 취재입니다. 그땐 매일 질병관리청과 보건복지부 정례브리핑을 챙기고, 감염병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묻고, 각종 자료를 뒤지며 기사를 썼습니다.

부지런히 매달렸지만, 아쉬웠습니다. 중환자 병상이 대체 왜 부족해졌는지,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80% 이상 책임진 공공병원 의료진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지. 책상에 앉아 귀로 듣는 대신, 현장에 오래 머무르며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더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좀더 긴 호흡이라면, <한겨레21>의 강점이죠. ‘무엇을 취재할 것인가’보다는 ‘어떻게 취재할 것인가’에서 출발했던 이유입니다.

“48시간이나 언론에 병원 전체를 공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종군기자라는 마음으로 제대로 기록해달라.” 안관수 국립중앙의료원 커뮤니케이션 실장은 ‘48시간’(처음에는 72시간)이란 제안에 잠시 망설이는 듯했지만, <한겨레21>의 문제의식에 공감해줬습니다. 중앙감염병 전문병원이자 공공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 안에서 의료진이 외롭게 사투를 벌이는, 전쟁 같은 모습을 누군가는 한번쯤 기록하고 알려야 했으니까요.

<한겨레21> 기자 넷(박다해·박승화·방준호·황예랑)이 크리스마스 연휴도 반납한 채, 48시간 동안 국립중앙의료원에 머물렀습니다. 취재가 끝난 다음날, 각자 취재한 내용을 조각조각 모았습니다. 박다해·방준호 기자가 보내온 꼼꼼한 취재 메모를 바탕으로, 기사의 밑그림을 먼저 그려야 했습니다. 그만, 메모를 읽다가 자꾸만 눈물이 터졌습니다. 음압격리병실 유리창 너머에 생명이 위독한 아빠를 바라보는 가족의 애타는 마음이, 인공호흡기를 달아주며 “당연히 다시 뺄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워줬던 환자가 숨진 기억을 말하는 간호사의 아픈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그 마음이 표지이야기를 통해 독자에게도 얼마큼 가닿았을지요. 지금도 국립중앙의료원 음압격리병동 1층에서 유리창 너머로 지켜봤던 코로나19 최중증 환자들의 모습이 가끔 떠오릅니다. 밤새 잠들지 못해 병실을 서성이던 정신질환자인 코로나19 중환자들 생각도 납니다. 굳이 현장 취재를 하지 않았다면, 남지 않았을 잔상입니다.

<한겨레21>은 코로나19와 관련한 다음 이야기를 준비 중입니다. 우리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공간에서 코로나19를 맞닥뜨리고는 그저 버티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다시 한번, 현장의 모습을 담담하게, 생생하게 전하겠습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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