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에이스 후 감독에게 달려간 김웅비, "세리머니 같이 해주세요"

입력 2021. 1. 1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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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산 이후광 기자] 프로 2년차 김웅비(24)가 데뷔 후 최고의 경기를 펼치며 위기의 OK금융그룹을 구했다.

OK금융그룹은 지난 1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현대캐피탈과의 홈경기서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시즌 14승(7패)째를 신고하며 2위 KB손해보험을 승점 2점 차로 추격했다.

지난 우리카드전과 마찬가지로 무기력한 경기력 속 1, 2세트를 내리 내줬다. 외국인선수 펠리페가 여전히 기복을 보였고, 손가락을 다친 심경섭 대신 들어간 최홍석은 2세트까지 2점에 그쳤다. 레프트진의 불안한 리시브에 공격 역시 번번이 블로킹 벽에 막혔다.

그러나 3세트부터 다른 양상이 전개됐다. 에이스 펠리페가 살아난 가운데 백업 레프트들이 뒤를 든든히 받친 것. 가장 큰 힘은 2년차 김웅비의 선전이었다. 김웅비는 이날 공격성공률 52.94%와 함께 12점을 책임지며 역전승을 견인했다. 지난해 2월 21일 삼성화재전 8점을 넘어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을 경신한 의미 있는 날이었다. 과감한 스파이크와 적극적인 세리머니로 축 처져있던 분위기를 확 바꿨다.

경기 후 만난 김웅비는 “형들이 잘 안 됐을 때 들어가서 파이팅을 외치고 좋은 분위기를 불어넣으려 했다. 역전승을 거둬서 기쁘다”고 소감을 남겼다.

석진욱 감독 역시 이날의 수훈선수로 김웅비를 꼽았다. 석 감독은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간 상황에서 젊은 선수들이 잘해줬다. 김웅비처럼 그냥 막 때리면서 신나게 뛰어다니는 배구를 원한다”고 박수를 보냈다.

김웅비는 이에 “감독님이 항상 쫄지 말고 과감하게 하라고 주문하신다. 그래서 투입될 때 팀에 어떻게든 도움이 되려고 강하게 마음을 먹었다”며 “펠리페, (이)민규 형, (차)지환이 형이 옆에서 자신 있게 하라고 격려해줘서 더 과감하게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웅비의 진가는 서브에서도 발휘됐다. 3세트 15-14에서 3연속 강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마구 흔든 뒤 4세트 15-10에서 연속 서브 에이스로 득점까지 만들어냈다. 두 번째 서브 에이스 이후에는 석진욱 감독에게 달려가 두 손을 맞잡고 기쁨을 표현했다.

김웅비는 “자신이 있었다. 연습할 때부터 느낌이 달랐다”며 “경기 때도 이런 부분이 잘 나와서 뿌듯하고 이 감각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연구하고 생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브 에이스 이후 감독에게 달려간 이유에 대해선 “감독님이 그런 세리머니를 선수들에게 더 많이 과감하게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찾아갔다”고 말하며 웃었다.

김웅비는 이날 활약으로 향후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OK금융그룹은 현재 레프트진의 부진이라는 고민을 안고 시즌을 치르고 있다. 석 감독이 “김웅비처럼 배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만큼 향후 분위기를 바꾸는 조커 1순위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김웅비 역시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보탬이 되겠다는 각오다. 그는 “배구는 분위기 싸움이다. 난 남들보다 파이팅이 좋고 체력이 강하다”며 “항상 내가 투입된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배구를 하겠다. 훈련을 통해 지치지 않고 꾸준하게 하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웅비. 사진 = KOVO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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