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 리뷰]소년이 정말 진범일까..슬픈 2인극 '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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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재공연하는 연극 '얼음'의 무대는 단출했다.
얼음은 잔혹한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18살 소년을 범인으로 만들어야 하는 두 형사의 이야기다.
그런데 문제의 소년은 빈 의자로 존재할 뿐 마지막까지 등장하지 않는다.
소년이 무대에 실재하지 않지만 두 형사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관객은 자신도 모르게 순간순간 소년의 표정과 마음을 상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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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3월 21일까지.
얼음은 잔혹한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18살 소년을 범인으로 만들어야 하는 두 형사의 이야기다. '형사 1'은 부드럽지만 집요한 베테랑 형사이고, '형사 2'는 혈기 넘치지만 인간적이다.
그런데 문제의 소년은 빈 의자로 존재할 뿐 마지막까지 등장하지 않는다. 두 형사는 공연 내내 빈 의자를 바라보면서 심문한다. 때론 윽박지르고 때론 타이르고 멱살을 잡기도 한다. 소년이 무대에 실재하지 않지만 두 형사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관객은 자신도 모르게 순간순간 소년의 표정과 마음을 상상하게 된다.
소년이 정말 자신이 짝사랑하던 누나를 잔혹하게 살해한 후 유기했을까. 형사들의 심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결말이 암시된다. 물론 이미 관객은 진범이 누구인가 보다는 섬뜩하지만 슬픈 극의 분위기에 휘감겨진 상태다.
빈 의자와 함께 소년이 누나를 위해 불렀던 노래와 장면이 전환될 때 울려 퍼지는 음향은 극의 처연함과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형사 1처럼 관객은 어느새 이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결국 소년의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소년이 아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건 왜일까.
연극의 제목이 주제를 함축한다. 잠깐 물이 얼어 있는 것일뿐 녹으면 형체가 없는 얼음처럼 이 연극은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 허상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충무로와 대학로를 오가며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해온 이야기꾼 장진이 극본을 쓰고 연출했다. 형사 1은 정웅인·이철민·박호산, 형사 2는 이창용·신성민·김선호가 번갈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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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moon03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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