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김민구, 서명진 대변인으로 나서다

이재범 2021. 1. 1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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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울산/이재범 기자] 김민구와 서명진이 기자회견장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좋은 성적이 좋은 분위기에서 나온다는 걸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10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 홈 경기에서 66-65로 이겼다. 시즌 4번째 전 구단 상대 승리를 기록한 현대모비스는 17승 13패로 4위에서 3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숀 롱이 19점 17리바운드 2어시스트 2블록으로 활약한 가운데 김민구와 서명진이 3점슛 8개 포함 32점을 합작해 팀 승리를 도왔다.

김민구와 서명진은 이날 경기 후 나란히 기자회견장에 들어왔다. 서명진은 1점 차 짜릿한 승리에도 경기 막판 실수를 떠올리며 크게 기뻐하지 않고, 자신의 부족함을 탓했다. 이 때 김민구가 서명진을 치켜세웠다.

서명진은 “저 때문에 질 뻔 했는데 김민구 형과 함지훈 형 때문에 이겨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며 “트랩 디펜스를 안일하게 생각해서 스틸을 당했고, (1점 앞서고 있을 때) 변준형 형을 따라갔는데 못 막았다. 형들을 믿고 피해 다닌 것도 있다”고 자신의 플레이를 아쉬워했다.

현대모비스는 1분 33초를 남기고 59-63으로 뒤질 때 작전시간을 불렀다. 직후 서명진이 실책을 범했다. 김민구의 연속 5득점으로 64-63으로 역전한 뒤 6.5초를 남기고 서명진이 변준형의 돌파를 막지 못했다.

김민구는 “제가 말하고 싶은 게 있었다. 서명진은 사실 어리다. 소년 가장이다. 팀에서 제일 잘 하고 있다”며 “그런데 솔직히 선배들이 미안하다. 경기를 할 때 더 도와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저뿐 아니라 다들 미안해할 거다. 명진이의 짐을 덜어주면서 더 잘 할 수 있게 지원을 해줘야 하는데 선배들이 그런 걸 못했다. 정말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기대되는 선수가 맞다”고 서명진을 칭찬했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이날 경기 후 마지막 작전시간 때 김민구와 서명진 중 슈터 자리에 설 선수를 묻었을 때 서명진이 저요라고 했다며 서명진의 자신감을 높이 샀다.

서명진은 “저 때문에 질 거 같아서 제가 해보자, 자신감 있게 해보자고 했었고, 요즘 자신감이 있다. 결국은 함지훈 형이 해결했다”며 웃었다.

김민구가 또 거들었다.

“그 상황에서 명진이가 (슈터를) 한다고 했을 때 저도 제가 한다고 했다. 감독님께서 선택을 하셨다. 그런 이유 중 하나가 명진이에게 그런 부담을 넘기기 싫었다. 그러지 않아도 경기를 하며 부담을 갖는다. 이런 부분에서라도 선배답게 하자(는 마음이었다). 다행히 저희 둘이 아닌 지훈이 형이 히어로가 되었다(웃음).”

서명진은 데뷔 때부터 경험한 유재학 감독이 최근 달라진 게 있냐는 질문을 받자 “달라진 게 있나?”라고 입을 열었다. 김민구는 “감독님께서 워낙 예뻐하시고, 저라도 예쁠 거다”고 서명진이 유재학 감독의 관심을 받는 선수라고 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전반과 후반 각각 11개와 6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후반에는 전반보다 실책이 적었던 이유를 묻자 서명진은 “연승을 하면 감독님께서 휴가를 많이 주실 거다. 그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고 답했다.

김민구는 이번에는 “저는 잘 모르겠다. 전 휴식기 때 운동을 더하려고 한다”며 서명진과 반대의 답을 내놓았다.

김민구가 답을 할 때 서명진이 끼어들기도 했다.

김민구는 “새해가 밝았는데 목표가 딱 하나다. 일단 현대모비스에 100% 녹아 들자, 유재학 감독님의 농구, 현대모비스 농구에 녹아 들어야 수비든 공격이든 다른 것도 된다”고 2021년의 목표를 밝혔다.

그러자 서명진은 “현대모비스에 10년 더 있을 거네요”라고 툭 내뱉었다.

김민구가 이 말을 들은 뒤 “명진이가 ‘형과 인터뷰 하는 이날을 기다렸다’고 하더라. 성격이 정말 좋다”며 “김국찬도 그렇다. 주위에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이현민 형은 저의 정신적 지주다. 지훈이 형은 룸메이트로 좋고, 기승호 형, 장재석 형, 최진수 형이 다 양보를 많이 해준다”고 덧붙였다.

김민구는 선배들에게 받은 사랑을 후배에게 내려주며 서명진에게 농구화를 선물하기도 했다.

김민구를 비롯해 모든 이들이 현대모비스를 이끌어나갈 서명진을 아끼고, 서명진은 기대대로 성장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최근 7경기에서 6승 1패로 상승세를 탄 이유다.

#사진_ 정을호 기자

점프볼 / 이재범 기자 sinae@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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