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국제금융시장] 美기업 4분기 어닝시즌 본격화

김기혁 기자 2021. 1.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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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주식시장

지난주 뉴욕 증시는 민주당의 상원 장악에 따른 부양책 기대 등으로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약 1.6% 올랐다. S&P500 지수는 1.8%, 나스닥은 2.4%가량 상승했다.

시장은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의 재정정책과 고용지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새 정부가 공격적인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위험자산 투자를 지지했다. 의회의 상원과 하원도 민주당이 주도권을 쥐게 되면서 민주당 주도의 대규모 부양책 도입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번 주에 코로나19 대응 부양책 패키지의 윤곽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혀 기대를 자극했다. 대형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등의 우려도 적지 않지만, 민주당이 과격한 조치를 강행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은 상황이다. 특히 팬데믹으로 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 회복세를 꺾을 수 있는 정책을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재정 부양책의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은 물론 기술주 주가도 탄력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뉴욕 채권시장에서 8일 오후 3시(현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5bp 상승한 1.105%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주 19.2bp나 뛰어올라 지난해 3월 고점을 회복했다. 지난해 6월 이후 주간 상승폭으로 가장 컸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지난주 22.1bp 올랐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주간으로 1.6bp 오르는 데 그쳤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12월 비농업 고용보고서는 부진했지만 어느 정도 예상된 데다 오히려 추가 부양책 도입 가능성을 키운다는 점에서 최근 하락세가 짙은 미 국채 가격의 흐름을 돌리지 못했다. 겨울철 가파른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경제 활동 제약 조치가 다시 시행된 만큼 고용보고서는 경제 활동의 급격한 둔화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지난해 12월 미국의 신규 고용은 14만 명 줄어 8개월 만에 감소했다. 5만 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던 시장의 눈높이에도 크게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10월과 11월 고용이 상향 조정됐고 실업률은 6.7%로, 월가 예상치인 6.8%보다 양호했다. 시장은 오히려 약한 고용 수치로 인해 의회가 추가 재정 부양 조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월가에서는 지난해 말 통과된 9,000억달러를 넘어서는 1조달러의 또 다른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이 경우 장기물 국채 신규 발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관측에 따라 장기물이 최근 더 큰 하락 압력을 받았고 수익률 곡선은 가팔라졌다. 추가 재정 부양이 이뤄지면 팬데믹에서 회복 중인 경제는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기대는 이미 올라갔다. 물가연동국채(TIPS)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향후 10년 동안 소비자물가가 평균 2% 이상 오를 것으로 본다. 지난주 들어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인 2%를 웃돌았다. 채권 투자자들의 30년 인플레이션 기대 역시 이번주 2019년 4월 이후 처음으로 2%를 넘었다.

◇외환시장

지난주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0.12% 상승했다. 단기 급락에 따라 달러화 매도 포지션이 일부 청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의 시장 참가자들은 결국은 달러화가 다시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재정 부양책에 따른 달러화 유동성 확대로 달러화 추가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위안화는 전날 약세 되돌림이 너무 강했던 탓에 달러화에 대해 호가를 6.46위안대로 낮추는 등 강세 흐름을 재개했다. 이에 앞서 중국 외환 당국인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외환시장의 무질서한 변동을 막겠다면서 외환시장 여건의 평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문디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재정 부양 확대 전망에 따라 급증하는 적자가 달러에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달러 약세론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원유시장

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41달러(2.8%) 상승한 52.2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지난 주 7.7% 급등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산유국 감산과 미국의 신규 부양책 가능성 등을 주시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2월과 3월 산유량을 하루평균 100만 배럴 자발적으로 감산키로 한 점이 지속해서 유가를 지지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의 산유량이 1월 하루 50만 배럴 증가하고, 2~3월에도 소폭 더 늘어날 예정이다. 하지만 사우디의 감산 규모가 이를 훨씬 능가하는 만큼 전체적으로 산유량이 줄어들게 된다.

최근 미국의 원유 재고가 감소 추세를 보이는 점도 초과 공급 상황 재현에 대한 우려를 줄였다. 코로나19 백신 관련 긍정적인 소식이 더해졌다. 영국 정부는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에 이어 모더나 백신도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유럽연합(EU)이 이달 말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백신의 사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소식도 나왔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이 지속 악화하면 원유에 대한 단기적인 수요 둔화 우려가 다시 떠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산유량 증가 가능성도 부담 요인이다.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지난 주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는 전주보다 8개 증가한 275개를 기록했다. 채굴 장비는 7주 연속 증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AP연합뉴스
◇주간전망

이번 주(11~15일) 국제금융시장은 미국의 재정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움직일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도 투자자들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의 12월 소비와 물가 등 주요 지표도 대기 중이며 기업들의 지난해 4·4분기 실적 발표도 막이 오른다.

코로나19 재유행 여파로 미국의 12월 고용은 4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이를 고려하면 소비활동도 위축됐을 가능성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에 따르면 12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1%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인플레이션의 도래가 최근 금융시장의 주요 화두인 만큼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민감도도 커질 전망이다. 물가 상승은 경기 회복의 신호기도 하지만, 통화완화 기대를 떨어뜨리는 요인도 된다. 음식과 에너지 제외 근원 물가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1.7% 올랐을 전망이다.

JP모건 등 대형 은행을 시작으로 기업들의 4분기 실적 발표도 본격화한다.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급등하며 고평가 논란이 큰 가운데, 기업 실적이 주가를 얼마나 정당화해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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