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처] "수만년 전부터 있던 나라인데" 호주 국가 가사 바뀐 사연은

이은정 2021. 1.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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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는 그 나라의 역사와 건국 이념 등이 담겨 있죠.

정치인이 "국가 가사를 개정해 영국인 정착 이전부터 수만 년에 이르는 원주민 역사가 있었음을 공식 인정하라"고 주장하고 나서자 호주에서는 국가 가사와 원주민 차별 문제를 둘러싼 논쟁에 또다시 불이 붙었습니다.

모리슨 총리는 "현대 국가로서 호주는 비교적 젊은 나라지만 이 땅에서 살아온 원주민들의 이야기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며 단결의 정신으로 국가의 가사가 이를 적절하게 반영하는 것이 옳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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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세계 각국 국가(國歌)에는 그 나라의 역사와 건국 이념 등이 담겨 있죠.

호주의 국가는 '아름다운 오스트레일리아여 전진하라'입니다

1878년 처음 연주되고 1984년 국가로 채택된 이 노래에는 '오스트레일리아인이여 기뻐하자, 우리는 젊고 자유로우니'란 가사가 들어있습니다.

그런데 40년 가까이 불려 온 이 부분의 가사가 올해부터 바뀌었다는 소식입니다.

이는 가사 중 '젊다'(young)는 단어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나타났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11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언 총리는 국가 가사의 '젊은'을 바꾸자고 제안했습니다.

이 주장의 근거는 기존 가사에 호주 원주민의 역사가 담겨있지 않다는 겁니다.

많은 사람이 호주 역사의 시작을 영국인들이 호주에 상륙한 1788년부터로 기억하지만 이들 이전에도 호주에는 원주민이 있었습니다.

원주민들 입장에서 영국인들의 상륙과 호주 건국은 '식민지화'와 다를 바 없었는데요.

영국인들은 그전에는 없던 병을 원주민들에게 전염시켰고, 땅을 점유해가며 원주민을 학살하는 등 분쟁을 일으켰습니다.

이 때문에 첫 영국인 상륙 이후 10년 만에 원주민 인구는 90%나 줄어들었죠.

이후로도 계속된 원주민 차별과 백호주의(白濠主義)로까지 불리는 백인 우선 정책으로 인해 현재 원주민 인구의 약 30%가 소득 빈곤층에 속하는 등 원주민 다수가 대를 이은 빈곤과 교육 격차, 열악한 건강 상태 등에 놓여있습니다.

그로 인해 호주에선 원주민과 비원주민 간 갈등이 끊이지 않았고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원주민에 의한 소요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지난해 세계적으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확산할 때 호주에서는 원주민들이 뿌리 깊은 백인우월주의 등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죠.

앞서 2018년엔 9살 소녀가 '원주민에 대한 존중의 의미'로 학교에서 국가 제창을 할 때 일어나기를 거부해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정치인이 "국가 가사를 개정해 영국인 정착 이전부터 수만 년에 이르는 원주민 역사가 있었음을 공식 인정하라"고 주장하고 나서자 호주에서는 국가 가사와 원주민 차별 문제를 둘러싼 논쟁에 또다시 불이 붙었습니다.

결국 지난달 31일 스콧 모리슨 호주 연방총리는 새해부터 국가 일부를 개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젊고 자유로운'(Young and free)이란 대목을 '하나 되고 자유로운'(one and free)으로 고친다는 겁니다.

모리슨 총리는 "현대 국가로서 호주는 비교적 젊은 나라지만 이 땅에서 살아온 원주민들의 이야기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며 단결의 정신으로 국가의 가사가 이를 적절하게 반영하는 것이 옳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원주민 출신 린다 버니 연방의원은 "모든 국민이 6만5천 년 원주민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기를 바란다"며 환영의 뜻을 표했죠.

백인우월주의와 원주민 차별이라는 '흑역사'를 가진 호주가 원주민 역사를 포용하기 위해 국가까지 개사했다는 소식.

이런 변화가 단초가 돼 여전히 가난과 편견에 시달리는 원주민들의 삶에 좀 더 많은 가능성이 열릴지 관심이 쏠립니다.

이은정 기자 김지원 작가 박소정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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