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글살이] 다만, 다만, 다만 / 김진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사이시옷' 규정을 아시는지? 두 단어가 만나 새 단어가 생길 때 뒤에 오는 단어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바뀌거나 'ㄴ' 소리가 덧날 때 'ㅅ'을 붙인다.
먼저, 두 단어의 출신 성분을 알아야 한다.
다만, 다음 단어는 한자어인데도 예외.
다만, 다음 세 단어는 '숫-'으로 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말글살이]
김진해 l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교수
‘사이시옷’ 규정을 아시는지? 두 단어가 만나 새 단어가 생길 때 뒤에 오는 단어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바뀌거나 ‘ㄴ’ 소리가 덧날 때 ‘ㅅ’을 붙인다. 그래서 ‘바닷가’, ‘나뭇잎’이다.
이 규정에 맞게 쓸 조건을 보자. 먼저, 두 단어의 출신 성분을 알아야 한다. ‘고유어+고유어’, ‘고유어+한자어’, ‘한자어+고유어’일 때만 적용된다. ‘한자어+한자어’에는 쓰지 않는다. [화뼝], [대까]라 해도 ‘화병(火病), 대가(代價)’이다. 다만, 다음 단어는 한자어인데도 예외. ‘곳간, 셋방, 숫자, 찻간, 툇간, 횟수’. 이유도 없다. 외우라. 게다가 해당 조항을 ‘두 음절로 된 한자어’라 한 게 더 문제다. ‘세 음절’이면 적용이 안 된다. 그래서 ‘전세방’은 ‘ㅅ’을 못 쓴다. ‘전셋집’은 ‘집’이 고유어라 사이시옷! 모아놓으면, ‘셋방, 전세방, 전셋집, 사글셋방, 월세방, 월셋집’(아, 헷갈려).
다른 규정과 섞어보자. 수컷을 이르는 접두사는 ‘수-’이다. ‘수나사, 수놈, 수소’라고 써야 한다. ‘숫나사, 숫놈, 숫소’는 틀린다. 다만, 다음 세 단어는 ‘숫-’으로 한다. ‘숫양, 숫염소, 숫쥐’. 법은 법, 그냥 외우라. 이 세 동물만 ‘숫-’을 쓰고, 다음 단어들은 발음 불문하고 ‘수-’를 쓴다. ‘수여우, 수지네, 수제비’(와우).
학생 중 열에 아홉은 잠이 든다. 법은 단순할수록 좋다. ‘위험한 일을 시키면 처벌한다. 다만, 50인 미만 3년 유예, 다만, 5인 미만 사업장은 제외, 다만 공무원은 제외.’ 더불어민주당은 사회를 안전하게 바꿀 기회를 ‘다만’으로 걷어찼다.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 “나만 빼고 다 돈 벌었나” 주식 광풍에 박탈감 커진다
- 건강한 50~64살도 백신 우선접종 검토…청소년 접종계획은 아직
- 직원과 함께 증발한 카지노 145억, 왜 제주에 보관했나
- [포토] “유가족 없는 정인이 곁에”…검찰 앞 파란 바람개비
- [왜냐면] 입양모입니다, 정인이의 죽음에 대해 대통령께 말씀드립니다 / 정은주
- ‘이루다’ 대화 활용 동의 받았나?…개인정보보호위, 들여다 본다
- [유레카] 한국에 이란 동결자금이 가장 많은 이유는 / 박민희
- 일본정부 상대 ‘위안부’ 피해 2차 선고, 이틀 앞두고 연기
- 화성시 쿠팡물류센터서 50대 노동자 숨진 채 발견
- ‘NC와 계약’ 파슨스 “미국서 새벽에 한국 야구 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