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판 키운 폐기물 산업, 악취도 재활용 분류도 AI로봇에 맡겨!

윤수정 기자 2021. 1. 11. 03: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with Corona: 폐기물 업체는 미소

신종 코로나 대유행으로 일회용품 사용량이 크게 늘었다. 자연히 쓰레기도 폭증세다. 마스크 같은 방역용품과 의료 소모품 폐기물은 물론, 인터넷 쇼핑과 음식 배달이 늘어나며 생활 쓰레기도 넘쳐난다. 전 세계가 비슷한 상황을 겪으면서 ‘글로벌 폐기물 대란’ 우려까지 나온다.

경기도 오산의 재활용품 처리 업체 알엠에서 분류, 재활용할 페트병을 대형 트럭에 가득 실어 내보내고 있다. /박상훈 기자

이런 와중에 미소 짓는 기업들이 있다. 폐기물을 수거해 소각, 분해, 매립, 재활용 등의 방법으로 처리하는 업체들이다. 냄새나고 더러운 폐기물이 이들에게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며 폐기물 처리 수요 증가는 단기적인 것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점차 인식되고 있다. 이것이 폐기물 처리 산업의 중장기적 성장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투자금융 업계의 관심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코로나가 판 키운 폐기물 처리 시장

국내만 보더라도 폐기물 증가 추세는 확연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비닐 폐기물 발생량은 하루 평균 951t을, 플라스틱 폐기물은 하루 평균 848t을 기록했다.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1.1%, 15.6% 증가했다.

증가량 대부분이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한 생활·의료 폐기물로 분석된다. 마스크의 경우 국내 시장은 정확한 통계가 나오지 않지만, 세계 곳곳에서 매월 마스크 1290억 개가 버려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폐컴퓨터에서 떼낸 컴퓨터 기판들. 폐기물 재활용 업체에 넘겨 금과 은 등 귀금속을 분리한다.

처리 시설에 대한 투자 속도가 폐기물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폐기물 처리 비용은 계속 비싸지고 있다. 실제로 환경부 조사 결과 지난 5년간 국내 폐기물 매립 단가와 소각 단가는 각각 연평균 15%, 9%씩 상승했다.

처리량 증가에 단가 상승까지 겹치면 시장 규모는 더 빨리 커진다. 신영증권은 국내 폐기물 처리 시장 규모를 2018년 16조7000억원에서 2021년 19조4000억원, 2025년 23조 7000억원으로 해가 갈수록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악취' 이미지 묻고 첨단 기술 입어

폐기물 처리 기술의 혁신과 이를 위한 투자가 줄을 잇는 것도 폐기물 처리 산업의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미국 폐기물 처리 업계 1위인 웨이스트매니지먼트(Waste Management)사는 아예 미국 최대 건설 기계 업체 캐터필라(Caterpillar)사와 폐기물 수거용 자율 주행 차량 도입을 연구 중이다. 이 회사는 빌 게이츠의 게이츠 재단이 지분 9.94%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AMP로보틱스의 쓰레기 분류 로봇. 쓰레기를 소재별로 분당 80점 이상 가려 모을 수 있다. /AMP로보틱스

미국의 로봇 기업 ‘AMP 로보틱스’는 2017년 재활용 분류 로봇 ‘AMP코텍스’를 개발, 현재 미국 내 기업과 지자체들에 임대해 주고 있다. 이 로봇에는 재활용 쓰레기를 99%가 넘는 정확도로 분당 80점 이상 분류해내는 첨단 AI(인공지능)기술이 쓰였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이 회사의 2020년 매출이 2019년(1000만 달러) 대비 2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주에서의 폐기물 처리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지구 궤도를 도는 수많은 인공위성 중 고장 난 위성이나 여기서 떨어진 각종 파편 등이 수억 개에 달해서다. 일본 기업 애스트로스케일(Astroscale)은 이런 물체들이 다른 멀쩡한 인공위성이나 우주정거장 등에 부딪히는 사고를 막으려 ‘로봇 위성'을 띄워 각종 우주 폐기물을 청소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누적 투자 유치액이 1억9100만달러(약 2200억원)에 달한다.

◇코로나 이후도 시장 전망 ‘맑음’

폐기물 처리 산업은 세계적인 ‘ESG 경영’ 트렌드의 수혜 업종이기도 하다. ESG 경영이란 환경(Environment)과 사회(Social) 공헌,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를 중시하는 경영이다.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등이 평가해 공개하는 기업의 ESG 등급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기업에 대한 투자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 석유 회사 엑손모빌이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단 이유로 다우존스 산업 평균 지수에서 퇴출당해 주가가 급락하는 등, ESG가 기업 가치에 가시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지난해 동서IS와 SK건설 등 건설 업체들이 각각 5000억원과 1조원을 들여 폐기물 처리 업체를 인수한 것도 ESG 경영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폐기물의 85%를 건설 폐기물이 차지한다는 이유로 30만㎡ 이상 택지를 개발할 때 건설 업체들이 폐기물 처리 시설을 의무 설치하도록 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임해솔 대신증권 미래산업팀 연구원은 “미국 등 해외 폐기물 수거 업체들은 규모의 경제 구축을 위해 수거, 매립, 처리 과정별로 다양한 중소 폐기물 처리 업체들을 계속 사들여 몸집을 불리고 있다”며 “국내도 이런 방식이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