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지혜로운 사람이 태어나는 곳이란 뜻"

유석재 기자 2021. 1. 1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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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긍기 창원대 교수 '울산의 지명'
민긍기 창원대 명예교수 /장련성 기자

국문학자 민긍기(68) 창원대 명예교수는 30여 년 전, 군담(軍談)과 영웅소설을 연구하다 그 기원인 우리 신화까지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런데 옛 기록에 등장하는 신화 속 인명과 지명 앞에선 고개를 갸우뚱할 때가 많았다. 거기 적힌 한자의 의미로는 해석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 발음을 우리말로 읽어야 비로소 알겠더군요. 김알지의 ‘알지’를 ‘아는 사람’이라 풀듯이 말이죠.” 그는 전국의 땅 이름 속에 숨겨진 우리말 음가(音價)를 찾아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민 교수는 최근 원고지 5000장 분량의 새 연구서 ‘울산의 지명’(도서출판 누리)을 냈다. ‘창원도호부권역 지명연구’(2000), ‘김해의 지명’(2005), ‘영등포의 역사와 지명이야기’(2013)에 이은 네 번째 지명 연구서다.

‘울산’이란 지명은 무슨 뜻일까? 고대 소국인 ‘우시산국’까지 기원이 올라가는데, 역시 ‘알다’는 의미인 ‘알’에서 유래됐을 것이라고 민 교수는 설명했다. 아마도 일종의 성년식인 입사식이 열리는 장소여서 ‘밝은 지혜를 갖춘 사람이 태어나는 곳’이란 의미로 ‘알’이란 이름이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는 상당수의 지명이 사실은 중심·동·서·남·북의 ‘오방(五方)’을 뜻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예를 들어 전국의 ‘송정’이란 지명은 대개 소나무 송(松)자를 쓴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그건 나중에 한자를 그렇게 붙인 겁니다. 처음에 그 ‘송’은 동쪽을 의미하는 ‘살’에서 왔다고 봐야 해요.” 민 교수는 “우리나라의 지명은 길게는 1000여 년 전의 우리말 음가와 역사를 안은 채 우여곡절을 거쳐 지금껏 보존돼 있는 소중한 문화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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