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잘릴지 몰라요"..하청 노동자들의 꿈 '고용 승계'

정현우 2021. 1. 10.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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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LG트윈타워에서 일하다 일자리를 잃게 된 청소 노동자 80명, 아직도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파트 관리업체가 바뀌면서 무더기로 계약 해지된 경비원들도 있습니다.

용역업체가 바뀌면서 계속해서 일하게 해주지 않으면 한순간에 잘리고 마는 건데, 고용 불안, 해결할 수 없는 걸까요.

정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6년 동안 LG트윈타워 두 개 층을 맡아 청소하던 박옥순 씨.

동료가 휴가 가면 한 층 더 쓸고 닦고, 주말엔 식당 청소도 했습니다.

박봉이어도 묵묵히 일했는데, 지난해 11월 말 용역업체가 바뀌면서 갑작스럽게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습니다.

[박옥순 / LG트윈타워 해고 청소노동자 : 해고당했다는 게 너무 억울하고 일할 때도 정말 최선을 다해서 일했습니다. 제가 여기서 돈을 안 벌면 조금 어렵죠,]

박 씨를 포함해 동료 80명이 계약 해지됐고 이 가운데 30명은 차가운 건물 로비에서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어느덧 한 달이 돼 가지만, 새 용역업체는 서비스 품질이 낮았다는 평가 때문에 고용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김형규 /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 : 식사시간을 빼면 휴게 시간도 없고 휴게 장소도 없고 관리자들 갑질도 심했다고 들었습니다. 재계약이 안 될까 봐 무서워서 찍소리 못하고….]

한겨울, 8년이나 일하던 아파트에서 짐을 싸게 된 경비원들도 있습니다.

2년마다 아파트 관리업체가 바뀌어도 매번 고용됐는데, 올해 들어온 업체는 사람을 새로 뽑겠다고 한 겁니다.

입주자 대표에게 하소연해봐도 용역업체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싸늘한 답변뿐입니다.

[해고된 경비원 : 어디 나가면 지금 이런 시절에는 누가 받아주지도 않고 나이도 있으니. 갈 곳이 없더라고요.]

바뀐 용역업체가 고용을 승계하겠다고 하지 않으면 그저 잘릴 수밖에 없는 현실.

고용부가 용역 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을 마련하긴 했지만, 강제성이 없습니다.

노동 전문가들은 하는 업무가 같으면 고용 승계를 하도록 법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류하경 / 변호사 : 중간에 업체가 바뀌어도 고용승계가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습니다. 계속적 업무에 대해서는 고용승계를 하는 게 원칙이다. 다만 이러저러한 경우엔 안 된다. 이런 모양새로 법률을 만들 수 있겠죠.]

언제나 법이 바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위탁 업체가 바뀔 때마다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노동자들.

새해 바람은 쭉 일하고 싶다는 것, 그뿐입니다.

[박옥순 / LG트윈타워 해고 청소노동자 : 그냥 일하고 싶어요. 그냥 지금도 가정 사정상 더 일해야 하고….]

YTN 정현우[junghw504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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