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86운동권, 불평등 해소에 치열했나 묻는다면 부끄럽다"
"野단일화 힘들 것, 다자구도 되면 승산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59·4선·서울 서대문갑) 의원은 10일 본지 인터뷰에서 “86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이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격차를 해소하는 데 치열했느냐고 비판한다면 부끄럽다”며 “정치 투사가 아닌 시민 삶을 해결하는 서울시장으로 정치 인생을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1980년대 연세대 총학생회장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부의장을 지낸 우 의원은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86세대를 향해 ‘가슴이 식었다’고 비판했을 때 아팠다”며 이렇게 말했다. 우 의원은 경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대해서는 “정치적 정체성과 다양한 의견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 측면에서 박 장관보다 내가 적임자”라고 했다. 야권의 후보 단일화 움직임에 대해서는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박원순 전 시장 사건으로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데 대해서는 “죄송하다”면서도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여당 후보가 시장이 돼야 한다”고 했다.
― 이번 보궐선거는 민주당 소속 시장 문제로 치러지는데.
“우리 당의 귀책 사유로 보궐선거를 치르게 돼 죄송하고 민망하다. 하지만 지금은 시민 삶을 어렵게 만든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시장이 필요하다. 야권 후보가 시장이 된다면 남은 임기 1년을 위기 극복보다 정부 흔들기에 치중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운동권 출신 다선 의원의 시장 도전에 대한 비판도 나오는데.
“86세대가 정당 진보화 등 정치 의제 해결에는 성과를 냈다. 다만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작년 9월 국회에서 86세대를 향해 ‘그 뜨거운 심장이 어째서 차갑게 식었는가’라고 했을 때 부끄러웠다. 사회 불평등과 격차를 해소하는 싸움에 치열했느냐는 지적은 아프게 받아들인다. 시민들이 처한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과 사명에 충실한 시장으로 정치 인생을 마무리하겠다.”
―86세대 출신 김영춘 전 장관도 부산시장에 도전하는데.
“이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여당에 쉬운 선거가 아니지 않나. 당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짐을 짊어지는 것도 우리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야권에선 후보 단일화가 논의되고 있는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든 국민의힘의 오세훈·나경원 전 의원이든 대선을 염두에 두고 서울시장을 발판으로 삼기 위해 링에 올라왔다고 본다. 그런 만큼 단일화에 쉽게 응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 여론 흐름이 민주당에 불리한 것은 맞는다. 하지만 선거가 진행될수록, 특히 다자 구도가 되면 불리하지 않다고 본다.”
―생각하는 서울 시정(市政)의 방향은.
“강남·북 간 격차를 해소하고 서울을 금융·문화 산업 허브로 만들겠다.”
―'박원순 서울시'를 어떻게 평가하나.
“박 전 시장이 시민 삶에 도움되는 다양한 정책을 폈다. 다만 부동산 문제 해결이나 서울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산업 모델 개발에는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본다.”
―박 전 시장은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강조했다.
“부동산 문제의 핵심 원인은 재건축 억제보단 공공 주택 공급 부족이라고 본다. 부동산 시장이 안정된 유럽 도시는 공공 주택 비율이 40%대다. 서울은 8%가 안 된다. 박 전 시장이 공공 주택 공급 문제를 놓쳤다는 아쉬움이 있다. 다만 재건축을 과도하게 묶어놨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투기 수요 차단이나 적정한 개발 이익 환수 방안이 마련된다면 규제를 일정 정도 풀겠다.”
―공공 주택 공급 방안이 있나.
“강변북로 위에 덮개를 씌워 그 위에 공공 아파트를 짓는 등 공공 부지를 활용해 16만 호를 공급하겠다.”
―박영선 장관이 출마하면 경선에 자신 있나.
“난 민주화 운동 세력 출신으로 민주당의 적자다. 원내대표를 맡아 2017년 집권에도 성공했다. 야당 인사들과도 소통이 된다. 다양한 의견을 아우르는 리더십을 당원들이 평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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