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설 시늉만 하라" 이 한마디에..분노한 제설업자 장비에 불 질렀다

조철오 기자 입력 2021. 1. 10. 21:40 수정 2021. 1. 11.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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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적으로 내린 폭설로 제설 작업이 늘어나면서 작업자와 지자체간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민간작업자는 “피로도가 누적된 상황에서 업무지시가 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지자체는 “지시 과정에서 벌어진 오해”라고 해명했다.

10일 전남 무안군에 따르면 군이 운용하는 제설차 8대 가운데 5대가 화물차주들의 업무 중단 선언으로 인해 전날부터 이틀 동안 임시로 멈춰 섰다. 앞서 무안군은 자체 장비 2대와 전남도 지원 1대 만으로는 제설작업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이번 겨울 민간위탁 방식으로 제설용 화물차 5대를 보충했다.

무안군 제설작업을 위탁받은 화물차주들은 연일 폭설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업무 지시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전날 작업을 중단했다. 화물차주 5명 중 1명이 제설제가 바닥났는데도 사이렌이라도 울리면서 돌아다니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날 자신의 장비에 불을 질렀다.

사진은 이날 불에 그을린 제설용 화물차. /연합뉴스

이 화물차주는 숨돌릴 틈이 없는 와중에 ‘제설 시늉이라도 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화풀이로 이러한 행동을 했다고 호소했다. 나머지 4명의 화물차주도 이에 동조해 업무중단에 들어갔다.

이에 무안군은 화물차주 반발을 불러일으킨 업무지시가 빈 차로 돌아다니라는 뜻이 아니라 차량 전면부 삽날로 도로에 쌓인 눈을 밀어내라는 내용이었다고 해명했다. 민간 제설차 5대의 작업 중단이 이틀째 이어지자 무안군은 이날 오후 화물차주들과 면담했다.

화물차주들은 무안군 관계자와 면담 끝에 제설 업무 복귀로 마음을 돌렸다. 불에 타 훼손된 화물차는 수리가 끝나면 제설 현장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무안군 관계자는 “면담을 통해 양측간 쌓인 오해가 해소됐다”며 “눈을 치워달라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어 빠른 시일내 제설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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