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코로나19..보라스도 손든 '나성범 빅리그행'
[경향신문]
팬데믹 따른 불확실성 계속
구단들 투자에 소극적 기조로
NL 지명타자제 불투명 상황
‘외야만 가능한’ 나성범에
이적료 주는 계약 꺼리게 해
나성범(32·NC)이 결국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등에 따른 메이저리그 시장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다.
나성범은 포스팅 마감 시한인 10일 오전 7시까지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하지 못했다. 나성범의 상황에 대해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구체적인 제안이 마감시한까지 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성범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다. 통산 타율 0.317의 빼어난 기록을 갖고 있고 2020시즌에는 커리어 하이인 34홈런을 때렸다. 타구 속도에서도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견줄 만한 장점을 지녔다. 2019시즌 다친 무릎이 수비능력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뛸 가능성과 능력은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코로나19에 따른 메이저리그의 불확실성이 나성범의 계약을 어렵게 만들었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키를 쥐고 움직여 기대가 컸지만, 비상구는 끝내 보이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외야수 FA 시장은 한파로 얼어붙은 한강만큼이나 꽁꽁 얼었다. 조지 스프링어, 마르셀 오수나 등 걸출한 FA들의 계약이 한없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물론 하위 등급 외야수 FA들도 계약이 이뤄지지 않는다. 코로나19에 따른 재정부담에다 여러 악조건이 맞물렸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계약한 FA 외야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오클랜드에서 뛰었던 로비 그로스먼이 디트로이트와 2년 1000만달러에 계약했는데, 공수 능력보다 베테랑으로서 팀 케미스트리에 미치는 영향이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디트로이트는 리빌딩 중인 팀이다. 시카고 컵스에서 논텐더 FA로 풀린 카일 슈와버는 2019시즌 38홈런(7위)을 때린 강타자임에도 10일 워싱턴과 1년 1000만달러에 계약했다. 초특급 외야수가 아니라면 장기계약을 제시하지 않는다.
2020시즌 도입된 내셔널리그 지명타자 제도의 지속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라 외야수 계약이 더욱 어렵다. 공수 능력에서 팀내 밸런스를 고려해야 한다. LA 다저스가 시작했고 샌디에이고가 따라가고 있는 ‘돌려막기 야구’도 ‘외야만 가능한 선수’의 계약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특히 나성범의 경우 자유계약선수(FA)가 아니라 포스팅을 통한 계약이다. 계약 총액에 따라 이적료가 발생한다. 이적료를 고려하면 3년 이상 계약이 구단에 유리한데 나성범의 나이와 활용 방식, 시장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면 구단의 결정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나성범으로서는 2019시즌 무릎 부상이 떠오를 만하다. 2019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를 노크했더라면 시장 상황이 지금과는 확실히 다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성범은 하루빨리 아쉬움을 털어내고 새 출발을 각오하고 있다. 나성범은 구단을 통해 “아무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큰 미련은 없다”며 “다른 기회가 또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 2021시즌 NC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나성범은 다가오는 시즌 뒤 시장 상황을 살피며 메이저리그 재도전 기회를 엿볼 것으로 보인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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