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다시 '들썩'
규제 일부 느슨..'빚투' 수요 증가
금융당국 강도 높은 '조이기' 유지
[경향신문]
지난해 연말 금융당국과 은행들의 강력한 ‘조이기’로 주춤했던 은행권 신용대출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해가 바뀌면서 신용대출 규제가 일부 느슨해진 데다 코스피가 3000을 넘어 질주하면서 ‘빚투’(대출받아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대출 리스크 관리를 위해 올해도 고액 신용대출 규제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10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이달 7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34조1015억원이라고 집계했다. 지난해 12월31일 133조6482억원이었던 신용대출이 올해 들어 불과 4영업일(4~7일) 만에 4534억원 늘었다. 특히 마이너스 통장을 통한 신규 신용대출은 지난해 12월31일 1048건에서 지난 7일 1960건으로 약 2배 급증했다. 5대 은행 신규 마이너스 통장은 1~7일 사이에 총 7411개 늘었다. 마이너스 통장 잔액은 지난해 12월31일 46조5310억원에서 7일 46조7721억원으로 2411억원 증가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마이너스 대출이라도 받아서 주식시장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지난해 연말 틀어막았던 신용대출을 올해 들어 일부 재개하고 있는 것도 신용대출이 증가한 배경이다.
금융당국은 올해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예전처럼 연봉의 두 배 넘게 신용대출이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신용대출이 지난해 12월에 줄었는데 이번 달에 늘어나는 것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예고한 대로 대출 과정에서 차주별 상환능력 심사로 전환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금융감독원에 올해 가계대출 성장률을 5% 안팎으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대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이 2019년보다 9.73%(59조3977억원)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강도 높은 가계대출 조이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는 가계대출을 받기가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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