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김밥 원조' 세븐일레븐의 신용등급 '강등', 알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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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업계 3위인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98% 남짓 줄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같은 기간 360억원 남짓(3조251억원→3조613억원) 소폭 증가한 점을 염두에 두면, 핵심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이 한 해 만에 1.32%에서 0.01%로 수직 낙하했다.
코로나19로 영업 환경은 나빠진 상황에서 고정비는 줄이지 못해 수익성 악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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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발목잡는 '고비용 구조'
신용등급도 'A1→A2+' 하락
영업이익률 1년만에 1.32→0.01%
지에스·씨유 수익성 3%대와 대조
판관비 등 공격영업 재무 악화로
편의점 업계 3위인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98% 남짓 줄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와 같은 악조건이 영향을 준 것이지만 경쟁사에 견줘 수익성 악화 수준이 심각하다. 신용평가기관 등은 세븐일레븐의 점포 투자금과 물류 등 주요 고정비용의 효율성에 주목한다.
지난해 31일 국내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한 곳인 나이스신용평가는 코리아세븐의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을 A1에서 A2+로 한 단계 내렸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코리아세븐은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법인이다. 이 기관은 “영업현금흐름 창출력이 정체된 가운데, 가맹점 확대 등 투자 지속으로 순차입금 증가폭이 크다”고 밝혔다. 돈은 벌지 못하는 데 빚만 늘어나는 현상이 뚜렷해 등급을 강등했다는 뜻이다.
실제 코리아세븐의 지난해 1~9월 누적 영업이익은 4억3000만원 수준으로 한 해 전 같은 기간(약 402억원)에 견줘 98.9% 줄었다. 매출이 같은 기간 360억원 남짓(3조251억원→3조613억원) 소폭 증가한 점을 염두에 두면, 핵심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이 한 해 만에 1.32%에서 0.01%로 수직 낙하했다. 이는 1천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3% 내외의 영업이익률을 보이는 경쟁사 지에스(GS)25(지에스리테일의 편의점 부문)나 씨유(CU·비지에프리테일)에 견줘 수익성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이는 세븐일레븐의 고비용 구조 탓이다. 코로나19로 영업 환경은 나빠진 상황에서 고정비는 줄이지 못해 수익성 악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핵심 비용인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에서 코리아세븐과 경쟁사 간 차이는 두드러진다. 지난해 9월까지 코리아세븐의 누적 판관비는 6725억원으로 매출이 1조원가량 더 많은 씨유(6635억원)보다 90억원 많다. 심지어 코리아세븐의 판관비는 한 해 전보다 130억원 남짓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점포 유지 및 확장을 위해 편의점주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해주는 바람에 비용이 늘었다”고 말했다. 공격 영업이 재무 악화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코리아세븐의 비용 구조 자체에도 특이점이 있다고 말한다. 우선 코리아세븐은 경쟁사와 달리 상표이용료 등의 명목으로 연간 수백억원의 비용을 쓰고 있다. 지난해 9월까지 미국 세븐일레븐에 영업이익의 50배가량인 204억원의 기술이용료로 지급했다. 코리아세븐과 미국 세븐일레븐은 순매출의 0.6%를 기술이용료로 지급하는 계약을 맺고 있다. 이밖에도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직스에게 의존하는 물류 부문도 코리아세븐의 재무 악화를 부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동선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롯데그룹 전체로 보면 계열사에 일감을 주는 형태이지만, 코리아세븐만 볼 때는 효율적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획기적인 반등이 없는 한 이번 신용등급 강등은 코리아세븐의 재무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이 정체한 상황에서 돈을 빌려 운영자금을 조달하는 구조인 터라 차입 비용이 신용도 하락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코리아세븐의 순차입금은 2018년 656억원에서 지난해 9월말 현재 4501억원(리스부채 제외시 2125억원)으로 불어난 상황이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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