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에도 중증 장애인들 일자리 늘릴 수 있어 기뻐요"

정대하 2021. 1. 10.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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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사태에도 일자리를 잃지 않고 날마다 출근 카드를 찍을 수 있다는 게 기뻐요."

광주광역시 북구 매곡동에 자리한 틔움복지재단의 틔움직업재활센터에서 일하는 중증 지체장애인 김유석(42)씨는 7일 "월급날을 기다리는 생활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틔움복지재단은 뇌 병변 중증, 발달·청각장애인 등 중증 장애인 48명과 14명의 비장애인들이 함께 제빵제과, 세차 등을 하는 '틔움직업재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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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틔움복지재단 틔움직업재활센터
'긴생각' 빵 매출 7억..신입 11명 채용
광주광역시 북구 매곡동 틔움복지재단의 틔움직업재활센터에서 지체장애인 김유석(맨왼쪽)씨와 동료들이 빵을 만들고 있다. 광주 틔움복지재단 제공

“코로나19 감염사태에도 일자리를 잃지 않고 날마다 출근 카드를 찍을 수 있다는 게 기뻐요.”

광주광역시 북구 매곡동에 자리한 틔움복지재단의 틔움직업재활센터에서 일하는 중증 지체장애인 김유석(42)씨는 7일 “월급날을 기다리는 생활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10대 고교생 때 오토바이 사고로 장애를 만난 김씨는 10년 넘도록 빵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틔움복지재단은 뇌 병변 중증, 발달·청각장애인 등 중증 장애인 48명과 14명의 비장애인들이 함께 제빵제과, 세차 등을 하는 ‘틔움직업재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안병규(51) 재단 대표는 “중증 장애인 3~4명과 비장애인 직원 1명이 일을 거드는 형태여서 생산성은 조금 낮지만, 행복을 나누는 마음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제과점 시절 빵을 후원하다 장애인 재활센터까지 운영중인 안병규 광주 틔움복지재단 대표.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 기업 틔움복지재단은 중증장애인 자립을 돕기 위한 복지센터로 출발했다. 제과점 대표였던 안 대표는 광주 송원대 재가복지센터에 빵을 후원하다가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2006년부터 북구 삼각동의 한 건물 지하에 ‘틔움 장애인복지센터’를 설립해 장애인들을 보살폈다. 설문조사를 통해 중증 장애인들이 ‘직업을 갖고 돈을 벌어 결혼하는 게 꿈’이라는 것을 알게 된 안 대표는 이듬해부터 중증 장애인들에게 빵 만드는 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틔움복지재단은 일곡동 사거리에서 노점을 차려 빵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빵 상표 ‘긴 생각’은 “제품과 장애인에 대해 길게 생각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처음엔 한 달 수입이 500만원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밀 가루와 국산 팥을 쓰는 친환경 제품을 만든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었다”고 말했다. 틔움복지재단은 2011년 학동·화순·빛고을 전남대병원 ‘미니스톱’에 판로를 개척하면서 자립 기반을 다졌다. 틔움복지재단은 2019년 12월 매곡동에 3층 규모의 건물을 신축했다. 안 대표는 “지난해에도 7억원의 매출을 올려 장애인 11명을 신규로 채용했다”고 말했다.

청각 장애인 일터인 ‘세차앤틔움’의 직원이 지난 7일 차를 세차하고 있다. 광주 틔움복지재단 제공

틔움복지재단은 청각장애인들이 일하는 스팀 세차 사업도 하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전남직업능력개발원의 도움으로 스팀 세차 기술을 배운 청각장애인 7명의 일터가 ‘세차앤틔움’(062-575-3368)이다. 이들은 고객들이 전화하면 직접 주차장까지 찾아가 정성껏 서비스를 제공한다. 틔움복지재단은 발달장애인들이 꽃을 말려 차량용 방향제를 만드는 사업도 하고 있다.

안 대표는 “빵 브랜드 ‘긴생각’을 상표 등록도 하고, 채식주의자를 위한 비건 제품도 생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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