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 주식 전환에 세종공업 오너 '잭팟'..일반투자자,주가 걸음마에 한숨만

장우진 입력 2021. 1. 1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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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길 세종공업 부회장이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한 뒤 두달여 만에 65억원 규모의 평가차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공업은 특히 전환사채가 연이어 조기상환되면서 대주주는 대규모 평가이익을 보고 있지만 주주가치는 희석돼 일반 투자자들에게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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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공업 제공>

[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박정길 세종공업 부회장이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한 뒤 두달여 만에 65억원 규모의 평가차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공업은 특히 전환사채가 연이어 조기상환되면서 대주주는 대규모 평가이익을 보고 있지만 주주가치는 희석돼 일반 투자자들에게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 부회장은 2019년 4월 발행된 32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에 대해 작년 10월 콜옵션을 행사하고 일부 물량을 주식으로 전환했다.

주식전환 물량은 138만8546주, 전환가액은 5370원으로 주식가치는 74억6000만원 규모다. 전환 물량을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 하면 139억5500만원으로 두달만에 65억원 규모의 평가이익을 거둔 셈이다.

박 부회장의 전환가액은 발행 당시 전환가액(7660원)이나 당시 주가 수준(8000원 내외)보다 낮게 설정됐다. 이는 올 상반기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전환가액을 하향 조정한 이유다. 박 부회장은 창업주인 박세종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박 부회장은 현 주가 수준이 전환 당시에 비해 크게 오르지 않았는데도 대규모 평가차익을 얻었고 추가 지분도 확보해 이른바 '잭팟'을 터뜨렸다는 평가다. 이번 주식전환으로 박 부회장의 지분율은 작년 5월말 4.39%에서 8.57%로 높아졌다.

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최근 주가 흐름을 만족하기 어렵다. 세종공업은 지난 8일 1만50원에 거래를 마쳐 작년 12월초(8810원)보다 14.1% 올랐다. 그나마 전 거래일 현대차그룹의 애플 협업 가능성 소식 등에 6.9% 오른 효과가 반영된 주가다. 같은 기간 현대차(34%), 현대모비스(48%), 현대위아(77%), 현대오토에버(69%) 등 현대차그룹주는 초강세였다.

세종공업은 작년 11월말 자회사 세종이브이를 통한 수소연료전지차 핵심부품인 스택용 '금속분리판' 사업 투자 계획을 전했고 작년 말에는 정부로부터 사업승인을 받았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사업 기대감과 함께 주가 상승을 내다봤지만 현재까지 세공공업에 대한 관심은 미지근한 분위기다.

주가 부진은 전환사채의 주식 전환이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공업의 현재 유통주식 수는 2776만5096로 작년 초(2167만2282주)보다 28%나 불어났다. 세종공업은 지난 4일에도 전환사채 일부가 주식 전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주식 증가는 주당 가치를 저하시키는 한 요인이다.

특히 세종공업은 전환사채 발행 이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잇따라 주식이 전환되는 점, 이자율이 0%라는 점 등에서 애당초 주식전환을 목적으로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전환사채를 제로 금리로 발행하는 경우는 리픽싱(주가 변동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이나 콜·풋옵션 등이 적용된 경우가 많아 주식전환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귀띔했다.

세종공업 관계자는 "신사업 자금 마련을 위해 전환사채를 발행했고 이자율이 0%로 회사채 발행보다 유리했다"며 "유통주식 수 증가가 주식가치 희석의 여지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유통물량이 늘어나면 주가안정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정길 부회장의 전환사채 주식전환은 콜옵션 행사에 따른 것으로 대주주의 지분 매도 의사는 없다"고 말했다.

장우진기자 jwj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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