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LNG 도입부터 판매까지..영역 넓히는 포스코에너지
12만㎥급 LNG선 처리에 24시간 걸려
연간 선박 87회 입항·LNG 320만t 처리
적극 투자 나선 포스코에너지..사업 육성에 주력 그린뉴딜>
[광양(전남)=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지난달 22일 오후 전남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에너지가 운영하는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엔 말레이시아 빈툴루에서 LNG를 싣고 온 12만㎥급 LNG 운반선이 정박해있었다. 포스코에너지의 LNG 터미널을 대여·사용하는 고객사가 주문한 LNG였다. 포스코에너지가 정기적으로 한 달에 4번, 고객사 등이 비정기적으로 각각 터미널로 LNG를 운반한다.
전날 저녁 입항한 선박은 8시간여 동안 선박과 터미널 간 가스관 연결, 안전 확인 등 준비 절차를 밟았다. 연결된 관 4개 가운데 3개는 선박에서 터미널로 LNG를, 나머지 1개는 터미널에서 선박으로 가스를 각각 보낸다. 풍선에서 바람이 빠지면 쪼그라들 듯 LNG를 보내고 비어가는 선박의 화물창 내부가 불안정해지지 않도록 가스로 채우기 위해서다. 12시간가량 LNG를 내보낸 후 5시간 정도 마무리 작업을 거쳐야 LNG 하역이 끝난다. 이렇게 터미널이 처리하는 LNG는 연간 320만t에 이른다.
이번 선박은 지난 한 해 기준 86번째 터미널에 입항한 LNG선이기도 하다. 포스코에너지가 포스코로부터 지난 2019년 9월 LNG 터미널을 양수한 이후 터미널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있다. 임병동 포스코에너지 전문과장은 “포스코에너지가 LNG터미널을 운영하면서 선박 시운전 등도 더 활발해졌고, 반출입사업 등도 추가돼 새해엔 터미널이 더욱 바빠질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국내 첫 선박 시운전·반출입사업에 시동
3년 전 최정우 포스코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는 그룹 차원에서의 LNG 사업 구조를 개편했다. LNG를 에너지화해 최종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다운스트림(Down-Stream)뿐 아니라 천연가스를 액화해 수송·기화하는 미드스트림(Mid-Stream)까지 포스코에너지에 맡겼다.
미드스트림의 중심이 되는 LNG 터미널 운영을 포스코에너지가 전담하면서 터미널을 기반으로 한 사업 영역은 확장됐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한 LNG 선박을 선주에게 인도하기 전, LNG가 안정적으로 저장되고 주요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시운전을 개시했다. 선박용 천연가스 사업 자격을 부여 받은 것은 포스코에너지가 처음이다.
포스코에너지 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터미널 현장의 분위기도 밝아졌다. 강준희 포스코에너지 LNG터미널부 도크마스터(Dock Master)는 “포스코가 운영할 당시 제철소에 연료를 공급하는 지원 업무 성격이 강했지만 에너지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포스코에너지에선 회사 내 주요 사업의 한 축을 담당한다는 자부심과 함께 더욱 의욕적이면서도 능동적으로 업무에 임하게 된다”고 말했다.
“LNG 직도입 등 발전-터미널 연계 가능성 커져”
포스코에너지는 터미널을 활용한 사업에 적극 나서는 동시에 투자 규모도 확대했다. 포스코에너지는 올해 말까지 360억원을 투자해 LNG를 기체로 만들어 보내는 기화기를 증설한다. 같은 시간 안에 고객사에 보낼 수 있는 천연가스 양이 늘다보니 신규 직도입사를 유치하는 데 한층 유리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다음달부터 6호기 탱크 증설을 시작하는 등 LNG 저장 용량을 추가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저장능력은 총 73만㎥에서 2024년께 93만㎥+α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선박 대형화 추세에 맞춰 초대형 선박도 터미널 항만에 접안할 수 있도록 인허가 변경도 검토하고 있다.
조승룡 포스코에너지 가스사업실 LNG터미널부장은 “인천복합화력발전소 4호기는 한국전력공사와의 장기공급계약이 끝나고 시간대별 경쟁입찰 방식으로 전력거래소를 통해 전력을 판매하는 변동비 반영시장(CBP)에 진출했다”며 “LNG 직도입으로 발전사업과 터미널 사업을 연계하는 등 사업을 확대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경계영 (ky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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