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공연으로 '3D 음향시대' 활짝 열렸죠
코로나로 온라인 연주 많아져 분주
백건우 등 유명 클래식 음반 모두 제작
스테레오에 머리 위 소리까지..
3D 입체음향, 오디오 기술 정점될것
게임·영화에 적용땐 파급력 엄청나
한국도 기술표준화 작업 속도내야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한 2020년, 클래식음악계도 코로나발 충격을 피할 수 없었다. 예정됐던 공연은 줄줄이 취소되고 굵직한 국제 콩쿠르도 2020년을 건너뛰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음악계에서 그 어느 때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낸 인물이 있다.
톤마이스터 최진 음향감독(48)은 기존 음반 녹음에 더해 지난 한 해 쏟아진 무관중 연주 영상 제작을 도맡아 하면서 코로나19로 맞이한 음악계 변화의 최일선에 서 있었다. 지난 4일 서울 한남동 공연라운지 스트라디움에서 만난 최 감독은 코로나19로 비대면 공연 영상 제작이 늘면서 3D 음향이 클래식음악계의 주요 화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콘텐츠와 장비(디바이스) 사이에 시간차가 발생합니다. 저는 이미 수년 전부터 3D 방식으로 녹음 작업을 진행해왔어요. 하지만 3D 콘텐츠를 재생할 스피커가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상황이죠. 사실 3D 음향을 제대로 느끼려면 스피커 10대가 필요해요. 하지만 이런 방식으론 대중화가 어렵고 3D 음향을 70~80% 구현할 수 있는 사운드바가 보급되는 게 현실적이죠. 아마존에서 최근 200달러 정도 가격의 3D 사운드바 판매를 시작했어요. 누구나 3D 음향을 들을 수 있는 시대가 임박한 거예요."
3D 음향은 기존 좌우에서 소리를 평면적으로 재생하는 스테레오 음향에서 한 단계 진화해 청자(聽者)의 머리 위 방향에서도 소리가 재생되는 느낌을 준다. 사실상 전 방향에서 소리가 전달되는 느낌이라 마치 연주홀에서 음악을 듣는 것 같은 청각적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3D 음향 표준화를 주도할 수 있었는데 주춤하는 사이에 독일 같은 기존 음향 강국은 물론 중국까지 치고 나섰어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세계 최초로 UHD 영상과 3D 음향으로 중계될 예정이었는데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 UHD 영상만 송출됐어요. 방송국이 주춤했던 것 같아요. 넷플릭스와 타이달(미 음원스트리밍 서비스)이 곧 3D 음향 콘텐츠를 공급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3D 음향 콘텐츠를 많이 제작해야 하고, 정부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해줬으면 합니다. 게임과 영화 같은 부가가치가 큰 분야에서 3D 음향이 일반화되면 산업적 파급력이 클 거예요."
최 감독을 지칭하는 톤마이스터란 독일어로 소리를 의미하는 톤(ton)과 장인을 의미하는 마이스터의 합성어다. 음악 녹음 과정에서 편집·믹싱·마스터링 등 사운드 엔지니어링 작업뿐 아니라 프로듀서 역할까지 맡는다. 독일권 음대에선 톤마이스터 과정을 두고 음향 전문가를 배출하고 있다. 서울대에서 호른을 전공한 최 감독은 독일 뒤셀도르프 슈만 음대에서 레코딩 엔지니어링을 전공했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톤마이스터는 최 감독을 포함해 3~4명에 불과하다. 최 감독은 2년 전부터 독일 정부 산하 연구기관인 프라운호퍼 음향연구소의 3D 음향 표준화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최 감독은 코로나19로 급부상한 온라인 연주 영상 콘텐츠가 클래식음악계의 한 축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K팝이 전 세계에 퍼진 건 영상의 힘 덕분이에요. 이제 클래식 연주자들도 음반을 넘어 영상 제작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잘 만들어진 영상에 3D 음향을 덧입히면 엄청난 파급력을 갖게 될 거예요. 3D는 오디오 기술의 정점이에요. 한번 경험하면 절대 다시 스테레오 사운드로 돌아갈 수 없죠. 코로나19로 클래식 팬들도 양질의 미디어 중요성에 눈을 뜨기 시작했어요.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양질의 연주 영상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겁니다. 음악계 종사자들이 새 시대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에요."
[오수현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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