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사모펀드의 조용한 약진

강인선 2021. 1. 1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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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운용사 6곳중 4곳

지난해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시장은 위축됐지만 부동산 인프라·해외 재간접펀드 등 대체투자 분야에서 투자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한 운용사들은 여전히 가파르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의 유례없는 활황으로 직접투자에 관심이 쏠려있고 코로나19로 시장이 극심하게 위축된 상황이라 성과가 더욱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10일 매일경제가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중 설정액 3조원 이상 초대형 운용사 6곳 중 4개사가 부동산 투자 전문 사모 운용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5조2490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삼성SRA자산운용이 1위를 차지했고 마스턴투자운용(3위·4조2410억원), 베스타스자산운용(5위·3조4950억원), 메리츠대체투자운용(6위·3조1060억원)이 뒤를 이었다.

부동산 전문이 아닌 펀드로는 신한대체투자운용(2위·5조3250억원), 보고펀드자산운용(4위·3조9510억원)이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2019년 7위에서 지난해 3위로 순위가 껑충 오른 마스턴투자운용은 지난해 서울 강남역 인근 서울빌딩 부지 개발, 도화동 역세권 주거시설 개발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덩치를 키웠다. 교직원공제회에서 해외 대체투자를 담당하던 이승훈 공동대표가 이끄는 타이거대체투자운용도 같은 기간 8000억원의 해외 대체투자자산을 끌어 모아 2조2000억원의 설정고를 기록했다.

2018년 말 1조1000억원대의 설정액으로 10위 밖이었던 신한대체투자운용은 2년 만에 4조원이 넘는 설정액을 끌어모으며 라임이 차지했던 2위 자리를 꿰찼다. 신한대체투자운용은 부동산 전문 펀드는 아니었지만 지난해 유럽 임대형 아파트(멀티패밀리)에 2650억원 수준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부동산 대체투자에 적극 나선 바 있다.

반면 전반적인 헤지펀드 신뢰도가 추락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를 통해 자산을 운용하던 국내 투자 사모펀드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1위 헤지펀드' 타임폴리오는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본격화하기 직전 공모펀드로 전환해 피해를 최소화했지만 지난해 설정 규모가 1조26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990억원 감소했다. 보고펀드의 경우 지난해 부동산 자산은 물론 해외 재간접 펀드에 1820억원, 특별자산에 7180억원을 추가로 할당해 선방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환매 중지와 원금 손실을 여러번 겪은 PB(Private Banking) 고객들이 사모판매에 대해 극심한 거부감을 갖고 있고, 증권 PBS와 수탁은행들이 신규 사모펀드 취급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설정 규모가 소액이거나 자본금이 취약한 소형사들은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연기금·공제회 등의 기관투자 자금을 기반으로 비교적 대규모 대체투자, 특히 해외 대체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대형 사모운용사들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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