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포세대의 유일한 희망 '주식'.. "하락하면 더 살것"

김정호 2021. 1. 1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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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공격행보 이어가는
'2030 주린이들'의 목소리
"어쩔수 없는 선택"
신규계좌 개설 작년 5배 급증
취업·내집마련 고달픈 젊은층
예적금 깨고 신용대출도 불사
"종목 공부도 하죠"
우량주 사고 '역발상' 투자
노후 자금용으로 묻어두기도
3월 재개하는 공매도가 변수

"주식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예·적금도 언제든지 깰 준비가 돼 있다." "개인들의 유동성이 풍부해 외국인이나 기관 매도도 두렵지 않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150선을 넘어선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20·30 주린이(주식+어린이)들의 시선이다. 단기급등에 따른 우려가 있을 법도 한데 전혀 두려움이 없었다. 오히려 빚을 내서라도 주식에 더 투자할 계획이라고 입을 모았다. 개인투자자들의 공격적 투자 행보가 이어지며 증시 활황이 지속될지 주목된다.

■주식 위해 예·적금 깼다

10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계좌수 기준 주식시장에 뛰어든 20·30세대는 117만명에 달한다. 지난 2019년 계좌를 새롭게 열었던 20·30이 24만명가량인 것을 고려하면 1년 새 5배 이상 급증했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등의 20·30 신규 계좌건수 등을 고려하면 지난해에만 300만명 이상이 주식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주식시장에 뛰어든 지 1년이 채 안 됐지만 증시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 2면

지난해 3월 처음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한 직장인 A씨(29·여)는 "공매도가 재개되면 단기조정이 올 수도 있겠지만 워낙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버텨주고 있어 지수가 갑자기 곤두박질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투자자 투자금액이 역대 최대 수준이기 때문에 외국인이나 기관투자가가 매도에 나서도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A씨는 "가용자금의 10~15%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고, 유망업종과 종목을 더 공부해 비중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을 낙관해 주식 비중을 더욱 늘리겠다는 20·30 투자자도 적지 않다. A씨와 동년배인 B씨(여)도 지난해 2월부터 예·적금에 붓던 자금 일부를 코스피 대형 우량주에 투자하고 있다. B씨는 "투자생태계를 경험하고 싶어 주식에 투자하기 시작했는데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률 덕분에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가) 올 상반기까지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 같다"며 "코로나19 3차 유행은 이미 증시에 충분히 반영된 것 같고, 빅이슈가 생기지 않고서야 상승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소방공무원 C씨(27)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증시가 바닥을 쳤던 지난해 4월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C씨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뛰어들어 손실을 크게 봤지만 현재 시장상황이 좋아 만회하는 중"이라며 "저금리 기조인 탓에 예금과 적금 비중을 줄이고, 월급 일부로 투자했다. 필요할 땐 대출을 받아 주식을 샀다"고 말했다. 그는 주로 시장상황이 나빠지면 추가로 매입하는 역발상 투자를 해왔다. 중년에 이르면 과감한 투자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고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의욕적으로 투자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주식 어쩔 수 없는 선택"

지난해 상반기 주식시장에 뛰어든 D씨(29)는 "코스피가 1400선까지 급락했던 당시 대형주 몇 주만 담아두면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시작했다"면서 "사실 현재 연봉 수준으로는 내집 마련은커녕 전세자금 조달도 쉽지 않은 데다 물가와 집값 상승률이 임금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해 주식투자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30대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직장인 E씨(38·여)는 지난해 4월 미국주식 매수로 증시에 입문했다. 직장인 사이에서 해외주식이 투자대안으로 떠오를 때라 덩달아 미국주식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다만 해외주식은 국내주식보다 투자정보가 제한적이어서 같은 해 6월부터 국내주식도 매매하고 있다. E씨는 주식투자를 위해 적금을 깼고 신용대출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월급을 주식계좌에 더 넣을 것이고, 예금도 언제든지 깰 준비가 돼 있다"며 "하락 시 분할매수할 준비가 끝났다"고 각오를 밝혔다.

초등학교 교사인 F씨(35·여)는 지난해 11월부터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한 주린이다. 직장생활 초기부터 결혼 후 수년이 지난 작년까지도 저축만이 최고의 재테크라고 생각했다. 부동산 가격 폭등에 부동산 투자는 사실상 단념한 상황에서 지난해 연일 코스피 신고가가 터져나오자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뒤처지기 싫어 시작한 게 주식투자다. F씨는 "지금은 어떤 것을 매수하더라도 다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하락하면 추가 매수에 나설 것이다. 노후자금 성격인 만큼 단타가 아닌 30년을 바라보고 투자한다"고 말했다.

■"변수는 공매도 재개"

20·30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재개 시점을 증시의 변곡점으로 봤다. 눌렸던 공매도 수요가 규제 일몰에 따라 폭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인식에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내려가면 싼 값에 사서 되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 충격으로 증시가 급락하자 6개월간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했다. 이후 개인투자자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공매도 재개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면서 6개월간 공매도 금지기간을 추가 연장했다. 금지 연장이 없다면 오는 3월 16일부터 공매도가 허용된다.

C씨는 "우리 증시는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실적 하락폭이 작은 편에 속하는 덕분에 외국인투자자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며 "3월 공매도 시작 전까지는 상승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A씨는 "공매도가 재개되기 전에 국내주식을 한번 정리한 다음 재매수하고 성장성이 높은 해외주식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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