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도 중재 쉽지않아..한일정상 직접 만나야

한예경 입력 2021. 1. 10. 17:57 수정 2021. 1. 1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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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특보 물러나 세종硏 이사장 맡는 문정인
선제타격·핵잠 거론한 北우려
외교적 타결의지 역시 분명해
아베와 스가, 내치에 외교이용
일본 변하지 않으면 해결안돼
전단法 외교비화 지나친 걱정
문정인 대통령비서실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외교가에서 차지하는 무게는 누구보다 특별하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특보로 활동하면서 지난 3년9개월 동안 그의 말과 글은 전 세계 언어로 번역돼 실시간으로 타전됐다. 지난달 중국 왕이 외교부장 방한 때도 먼저 찾은 이가 문정인 특보다. 그런 그가 특보직을 마무리하고 다음달부터 세종연구소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 정부 별관에서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한이 8차 당대회를 통해 국방력 강화를 명시했는데 비핵화에서 후퇴한 게 아닌가.

▷과거 입장과 크게 다르다고 보지 않는다. 이번에는 자위력 부분을 더 강조한 것 같다. 다른 게 있다면 과거에는 보복타격을 강조하다 이번에는 선제타격까지 거론하며 핵잠수함 등 미래 전략 자산에 대해 언급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우려된다. 그러나 외교적 타결 의지는 분명한 것 같다. 우리에 대해서도 기존 합의를 준수하면 3년 전 봄날로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미국과 우리가 하기에 따라 북의 대응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북핵문제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

▷그 부분은 한국 외교가 해결해야 할 일이다. 조 바이든 신임 대통령은 동맹을 강화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트럼프식 일방주의와 달리 우리 입장을 경청할 것이라고 본다. 우리 정부도 북한과 대화·협상을 통해 외교적으로 풀어보자는 게 기본 입장이니까 미국도 우리 쪽 요청을 일방적으로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북한이 인내와 자제를 가지고 나와서 협상 의지를 분명히 하면 미국도 이에 응할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 외교 진용이 짜이는 향후 5~6개월간 북한의 행보가 가장 중요하다.

―한일 관계가 가장 풀기 어려운 숙제처럼 보인다. 해법은 없나.

▷지금 한일 문제는 우리 문제가 아니라 일본 문제다. 강제징용 피해자와 위안부 문제는 행정부 혼자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문재인 대통령은 일관되게 얘기해왔다. 사법부 판결을 어떻게 행정부가 뒤집나. 그래서 문희상안 같은 것으로 대안을 찾아보자는 것인데 아베 신조 전 총리나 스가 요시히데 총리 할 것 없이 모두 역사 문제 선결 없이는 한일 관계 개선이 안 된다고 한다. 이런 접근으로는 한일 관계 개선이 어렵다. 내치가 외교 행보를 구속하는 것 같다.

―스가 정부에서도 한일 관계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인가.

▷그렇다. 정상끼리 만나야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서 오바마 전 대통령처럼 한일 관계 중재에 나선다고 해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징용 문제와 동결자산을 풀어주는 문제는 문희상안 같은 새로운 안이 나와야 하는데 피해자들이 동의해줄지 의문이다.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미국 의회가 청문회를 예고했는데.

▷과거 보수정권 때도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제약이 필요하다는 게 큰 흐름이었다. 이번에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도 이런 연장선이다. 일단 법을 시행해보고 시행착오가 있으면 고치면 될 일이다.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특사가 한 인터뷰에서 전단 살포가 북한의 인권 개선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상당히 회의적이라면서 한국의 주권 사항인데, 미국 의회나 행정부가 그것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다고 했는데 정곡을 찌른 것이라고 본다.

―올해 중국 공산당 창건 100주년인데 미·중 갈등 속에 우리 외교의 향배는.

▷미국이 쿼드 플러스 참여를 타진했을 때 특정 국가를 배제하는 연합에는 참여하기 어렵다는 게 우리 정부 입장이었다. 한미 동맹으로 중국을 견제한다면 중국이 가만히 있겠느냐.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추가 배치하고 중국을 겨냥한 중거리 탄도미사일도 전진 배치 한다면 중국이 가만히 있겠는가. 우리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강화하고 북·중·러 3각 동맹을 형성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의 안보 환경이 더 악화할 수 있다. 현명한 외교적 포석을 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 남은 임기 동안 어떤 외교·안보 성과를 기대하나.

▷2018년 남북관계에 상당한 진전을 봤다. 그러나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이후 계속 답보 상태다. 곧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 한미 관계도 정상 궤도에 올랐으면 한다. 두 번째로 미·중 관계가 어려워질수록 우리의 전략적 선택지는 좁아지기 때문에 미·중 관계의 개선을 바란다. 세 번째로는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국민적 합의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게 아닌가. 문재인정부 마지막 1년 동안 남·북·미 관계에 있어 진전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만 들을 수 있다면 그 이상 바랄 게 없겠다.

[한예경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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