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 팀' 잡은 6부 리그 팀.. 초등 교장 선생님이 직접 지휘하셨네
잉글랜드 6부 리그 축구팀 촐리FC가 제대로 사고를 쳤다. 10일 열린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라운드(64강전) 홈경기에서 2부 리그 팀 더비카운티를 2대0으로 꺾은 것이다.
잉글랜드에선 4부까지가 프로이고, 5부부턴 아마추어 리그다. 영국 랭커셔주(州) 촐리를 연고지로 하는 촐리FC는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5부) 24개 팀 중 최하위에 머물며 강등됐다. 내셔널리그 노스(6부)에서 맞은 올 시즌 성적도 그저 그렇다. 14경기에서 5승4무5패(승점19)로 22개 팀 중 10위다. 감독은 랭커셔주 워링턴의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이다.
반면,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 리그) 소속 더비카운티는 잉글랜드 축구 스타 웨인 루니(36)가 감독 대행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루니는 올 시즌을 앞두고 플레잉 코치로 더비카운티에 영입됐다. 하지만 더비카운티가 강등권에 머물려 부진한 성적을 내자, 구단은 작년 11월 네덜란드 스타 미드필더 출신 필립 코퀴 감독과 결별했고 루니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더비 카운티는 FA컵 64강전을 앞두고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1군 선수 다수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훈련 시설을 폐쇄했다. 이들과 함께 훈련하던 선수들과 루니까지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더비카운티는 촐리FC와의 FA컵 64강전에 23세 이하 선수들만 출전시키기로 했다. 루니마저 벤치에 앉을 수 없게 되자 더비카운티는 어린 선수를 키워온 지도자에게 임시 지휘봉을 맡겼다. 영국 방송 BBC에 따르면 이날 더비카운티 스타팅 멤버 11명 중 9명이 1군 데뷔전을 치렀으며, 선수단 평균 나이는 약 19세였다.
촐리FC 선수들은 6부 리그에서 뛰었지만 경험에선 더비카운티의 ‘새내기’들을 앞섰다. 더구나 촐리FC는 FA컵 1라운드에서 2013년 이 대회 챔피언이자 3부 리그 팀 위건 애슬레틱을 3대2를 누른 데 이어 2라운드에서도 3부 리그 피터버러 유나이티드를 2대1로 꺾으면서 올 시즌 FA컵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촐리 FC는 더비카운티전 시작 10분 만에 최전방 공격수 코너 홀이 문전 혼전 과정에서 헤딩골을 성공하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촐리 FC는 후반 39분 마이크 캘블리가 추가골까지 넣으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촐리FC는 점유율 54%대46%, 슈팅 숫자(유효슈팅) 19(6)대2(1)로 경기를 압도했다. 138년(1883년 창단) 역사를 가진 촐리FC의 이전 FA컵 최고 성적은 2라운드 진출. 역사를 새로 쓴 촐리 FC 선수와 코치진들은 경기 후 라커룸에서 영국 가수 아델의 ‘섬원 라이크 유(Someone Like You)’를 함께 부르며 기뻐했다
촐리FC의 제이미 버밀리오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기쁘다”며 “6부 리그에서도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FA컵 4라운드(32강전)에 진출하다니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승리로 자신감을 얻었다. 재정적으로 보면 이 경기 전까지 25만 파운드(3억7000만원)를 벌었는데 이제 50만 파운드까지 가능할 것 같다. 팀을 구할 수 있는데다 팀이 성장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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