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찍한 캐릭터의 힘..지자체들 연초 교체 붐

서대현,우성덕 입력 2021. 1. 1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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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들면 연예인보다 인기
'울산큰애기' '충주씨' 등
주민에 친근한 캐릭터 발굴
지역축제·특산물 홍보 활용
전문가 "단순한 이미지보단
스토리텔링 뒷받침돼야 성공"
울산 중구 `울산큰애기`, 충북 충주 `충주씨` [사진 제공 = 울산 중구청, 충주시]
울산시가 올해부터 지역 대표 문화관광 캐릭터로 울산 중구가 만든 '울산큰애기'를 활용한다. 울산 대표 캐릭터로는 돌고래를 형상화한 '해울이'가 2000년부터 사용되고 있으나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 유명무실했다. 결국 낮은 인지도 때문에 해울이는 울산큰애기에 대표 캐릭터 자리를 내주게 됐다.

반면 대중가요 '울산큰애기' 속 여성을 모티브로 2016년 개발된 울산큰애기는 각종 캐릭터 대회에서 수상하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지역·공공 캐릭터 대회에서 2018년 우수상, 2019년에는 대상을 받았다. 지난해부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모티콘으로 제작돼 유상으로 판매 중이다. 박태환 울산 중구청장은 "울산큰애기가 중구를 넘어 울산 대표 브랜드로 성장해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잘 만든 캐릭터 하나가 연예인 홍보대사 부럽지 않다.' 최근 지역 대표 캐릭터를 교체하거나 새로 개발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지자체들은 충북 충주의 '충주씨' 등 지역 캐릭터 성공 사례를 경험한 데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및 뉴미디어를 활용한 홍보가 보편화하면서 이에 맞는 캐릭터 발굴에 공들이고 있다.

부산시는 1995년 만든 마스코트 '부비(BUVI)'가 있으나 새로운 캐릭터를 개발하고 있다. 부산시 홈페이지에 소개된 부비는 바다에 떠오르는 해와 바닷물결을 형상화했다. 제작된 지 25년이 지났지만 울산의 '해울이'처럼 잘 알려지지 않았다.

부산시가 개발 중인 캐릭터는 갈매기를 형상화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시민을 대상으로 캐릭터 이름을 공모했다. 부산시는 올해 상반기 새롭게 만든 홍보 캐릭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유튜브 등 뉴미디어 시대에 맞는 홍보 캐릭터가 필요해 개발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2012년 출범과 함께 만든 '새빛이와 새날이' 캐릭터를 젊은 도시와 세종대왕 정신을 담은 '젊은 세종 충녕'으로 바꾸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세종시는 출범 8년이 지난 가운데 기존 캐릭터로는 도시를 대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변경을 추진했다. 이 사업은 지난해 시의회 반대로 제동이 걸렸으나 올해 다시 추진된다. 세종시는 올해 상반기에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이고, 뉴미디어를 통한 홍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캐릭터 상품 판매 등으로 해마다 1조2000억원의 수익을 내는 일본 구마모토현의 곰 캐릭터 '구마몬'처럼 지자체 캐릭터의 성공 사례가 국내에서도 나오면서 캐릭터 교체에 대한 지자체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 충북 충주시는 올해 충주 달래강의 수달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 '충주씨'로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충주씨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2만2000여 명에 달한다. 충주 특산품 사과 판매를 위해 충주씨가 등장하는 뮤직비디오 '사과하십쇼'는 지난해 말 기준 조회 수가 60만회를 넘어섰다. 영상에는 광고도 붙었다. 충주시 관계자는 "예전 충주시 캐릭터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충주씨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병아리를 형상화한 경북의 '엄마까투리' 캐릭터는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수출되는 등 세계적인 캐릭터로 거듭났다. 경북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경북도가 엄마까투리 애니메이션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4억7000만원에 달한다. 캐릭터를 활용한 로열티 수익도 65억원 이상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민규 대구대 영상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지자체 캐릭터 사업이 공모전용 캐릭터를 만드는 연례 행사가 되지 않으려면 오래 기억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요즘 뜨는 유튜브, 웹툰, 웹애니메이션 등 뉴미디어는 단순한 이미지보다 이야기를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서대현 기자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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