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강창진 세메스 대표 "2030년 세계 톱5 반도체 장비社 될 것"

이종혁 입력 2021. 1. 10. 17:18 수정 2021. 1. 1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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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장비 생산 자회사
지난해 매출 2조원 훌쩍 '최대'
'세정·포토·식각' 全장비 생산
삼성맞춤형 신개념 설비 공급
운좋게 성공하는 것보다는
이유 아는 실패를 더 존중
기술인재 육성위해 혁신 매진
삼성전자는 1993년 1월 일본 다이니폰스크린랲S)과 반도체 장비 기업 한국디엔에스(KDNS·현 세메스)를 합작 설립했다. 당시 반도체 업계 후발 주자였던 삼성전자는 선진 경쟁사보다 첨단 장비를 확보하기 어려웠다. 삼성전자만을 위해 반도체 장비를 생산해줄 자회사는 생존을 위한 열쇠였다.

기술과 규모가 미약했지만 KDNS는 반도체 세정부터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식각·포토 장비까지 차근차근 자립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2005년 사명을 KDNS에서 세메스로 바꿨고, DNS 지분 전량을 사들여 완전한 자회사로 만들었다. 2023년이면 창립 30주년을 맞는 세메스는 국내 1위, 세계 7위인 연 매출 2조원대 반도체 장비 기업으로 올라섰다.

최근 매일경제는 강창진 세메스 대표를 단독 인터뷰했다. 2019년 초 취임한 강 대표는 "지난해 세메스는 2017년 매출(2조251억원)을 넘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며 "2030년 매출 5조원, 세계 5대 반도체 장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반도체 장비 업계에서 최상위 회사는 미국(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램리서치), 일본(도쿄일렉트론), 네덜란드(ASML)에 있다. 세메스도 진정한 '기술 주도 기업'으로 거듭나 세계 '톱 티어'로 성장하는 게 중장기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세메스는 삼성전자 반도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초격차'를 장비로 뒷받침한다. 반도체 세정 장비부터 포토·식각공정 장비, 검사·패키징 등 후공정 장비까지 모두 양산한다. 포토는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공정, 식각은 회로를 새기기 위해 웨이퍼 표면을 깎는 공정이다. 세메스는 삼성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퀀텀닷디스플레이(QD-OLED) 패널을 위한 잉크젯 장비도 공급하고 있다. 강 대표는 "세메스는 고온·고압 액화 이산화탄소로 웨이퍼를 세정하는 초임계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식각·포토 장비를 생산하는 국내 기업은 세메스뿐이다. 최근에는 일본 기업에서 주로 받던 물류 자동화 설비도 국산화해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에 설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출액 중 까다로운 포토·식각 장비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직 첨단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AMAT·ASML·도쿄일렉트론·램리서치의 위상이 공고하다. 하지만 세메스의 중요도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강 대표는 "반도체 기술이 세대 전환할 때마다 투자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런 위험 부담 때문에 AMAT나 도쿄일렉트론이 개발하길 꺼리는 신개념 장비도 세메스는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다"고 했다. 초임계 세정 장비처럼 삼성전자가 원하는 독창적 설비를 세메스는 주저 없이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강 대표는 "반도체는 장비마다 슈퍼'을'들의 독과점이 심한데, 세메스가 기술력을 높일수록 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경쟁력도 올라간다"고 말했다.

올해 본격화할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세메스에 또 한 번 도약의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투자를 확대하며 세메스의 실적 기대감도 커졌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평택에 초미세화 공정을 기반으로 하는 파운드리(수탁생산) 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은 파운드리 추가 투자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라인을 폐쇄하고 OLED 라인으로 전환하면서 대형 QD-OLED 패널 기지도 증설하고 있다. 강 대표는 "전 세계 정보기술(IT) 기업은 데이터센터에 투자할 채비를 하고 있고 이에 필수인 반도체 재고는 줄어드는 모양새"라며 "적어도 내년까지는 실적 고공 행진을 이어갈 듯하다"고 말했다.

1961년생인 강 대표는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삼성전자 메모리연구소에 입사했다. 삼성전자에서는 반도체연구소 공정개발팀, 기획지원팀장을 거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기획팀장(부사장)을 지냈다. 강 대표는 "삼성전자 시절 반도체 개발뿐 아니라 기획까지 다양한 직군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며 "이 같은 자산을 세메스 성장에 아낌없이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가 회사의 중장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가장 강조하는 건 인재와 조직문화다. 그는 "이유를 모른 채 운 좋게 성공하는 것보다 이유를 아는 실패를 더 존중한다"면서 "우연히 알아낸 건 위험한 답이다. 실패를 놓고 격렬히 토론하며 기술을 향상하는 계기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강 대표는 "일하는 문화를 혁신해 상하 임직원의 수평적 토론, 설계·소프트웨어 등 각 분야 엔지니어들의 소통과 협력을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또 강 대표는 "중요한 건 기술을 구현하는 사람"이라며 "좋은 사람이 몰리는 매력적인 회사가 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메스는 우수한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매년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챌린지(KSOIC)'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다섯 차례 진행한 이 행사는 대한기계학회와 공동으로 주최하며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 분야의 우수 논문 공모를 통해 인재와 신기술을 확보하는 통로로 활용된다.

세메스는 1차뿐 아니라 2·3차 협력사까지 아우르는 품질·기술 혁신운동을 펼치고 있다. 세메스의 3대 혁신운동은 △설계 도면 표준화 △부품 표준·공용화 △설계 표준·공용화다. 세메스는 이런 동반성장 노력을 인정받아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강 대표는 "초미세공정 기술이 갈수록 발전하는 상황에서 세메스만 불량을 줄인다고 좋은 장비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는 "협력사들이 품질·비용·공정을 전반적으로 개선해야 세메스도 성장한다"며 "협력사들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글로벌 소재·부품·장비 강자로 커나가도록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He is…

△1961년 출생 △서울대 금속공학 △KAIST 재료공학 박사 △1993년 삼성전자 메모리연구소 공정개발 담당과장 △2017~2018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기획팀장(부사장) △2019년 1월~ 세메스 대표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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