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시대 '3대 이모님'이 뜬다..세컨드가전 전성시대

신미진 입력 2021. 1. 10. 17:03 수정 2021. 1. 10.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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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기세척기·건조기·로봇청소기 불티
냉장고 가격 세척기 판매 150%↑
비스포크·오브제 등 고가컬렉션도 인기

# 결혼을 앞둔 김모 씨(34)는 '3대 이모님'이라고 불리는 식기세척기, 건조기, 로봇청소기를 모두 장만했다. 살림을 차리면 일손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가전이 필요하다는 지인들의 조언 때문이다. 김 씨는 "요즘 맞벌이 부부에게 3대 이모님 가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콕족이 늘어나면서 가사 노동을 줄일 수 있는 가전에 대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일이 아니면 대가를 지불하고서라도 대행을 맡기는 '게으름 경제(Lazy economy)' 현상도 소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 오브제 식기세척기. [사진제공=전자랜드]
◆집콕에 필수템된 '세컨드 가전'

10일 통계청의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가전 제품 거래액은 23조8694억원으로 전년 동기간(18조5263억원)대비 약 30% 증가했다. 코로나19로 가정 내 생활이 많아지면서 TV와 냉장고 등 생활·주방 가전 판매량이 늘었기 때문으로 통계청은 해석했다.

가전 중에서도 '세컨드 가전' 성장세가 가팔랐다. 전자랜드에서는 지난해 식기세척기와 건조기 판매량이 전년대비 각각 150%, 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롯데하이마트에서는 로봇청소기가 65%나 더 팔렸다. 주광민 롯데하이마트 대치점 지점장은 "지난해 오래 쓴 가전을 교체하거나 없었던 가전을 새로 구매한 고객들이 많았다"라며 "재택 근무, 가사일 등에 도움이 되는 가전 제품이 특히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식기세척기의 경우 대부분 80~100만원대로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LG전자 '오브제컬렉션'의 경우 온라인 최저가 기준 147만원으로 인기 양문형냉장고와 맞먹는다. 국산 로봇청소기도 대부분 60~80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돼있다. 이처럼 추가로 돈을 들여서라도 시간을 아끼려는 소비 성향이 지속 될수록 세컨드 가전의 보급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가전업계는 내다봤다.

◆4050 "이참에 냉장고 바꿨다"

집콕 트렌드는 연령별 선호 가전 품목도 바꿔놨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지난해 양문형 냉장고는 40대(2위)와 50대(3위) 소비자 구매 상위 3위 품목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은 TV를 제외한 에어컨과 김치냉장고가 2~3위 각축전을 벌여왔다. 60대에서도 세탁기를 제치고 일반냉장고가 3위에 랭크됐다. 30대는 세탁기보다 건조기를 더 많이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50대 구매순위에서 양문형 냉장고가 상위권에 랭크된 것은 삼성전자 비스포크와 LG전자 오브제 등 컬렉션 가전이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들 제품은 단일 모델보다 냉장고와 인덕션, 식기세척기 등 라인업으로 구매 시 통일감과 디자인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맞춤형 가전을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한 하이프라자 관계자는 "400만원대 오브제 냉장고가 특히 인기가 있다"며 "특정 모델의 경우 상품을 받기까지 약 한 달을 대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 '비스포크 냉장고'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2019년 6월부터 출시된 비스포크 시리즈는 지난해 12월까지 누적판매량 100만대를 기록했다. 이 중 냉장고는 전체 비스포크 가전 출하량의 75%를 차지했다.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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