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지아주 한국계 연방검사장 사임, 트럼프 진노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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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박병진(47·미국명 비제이 박) 전 미국 조지아주 북부 지역 연방검사장의 갑작스러운 사임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줄기차게 주장해 온 조지아주 부정선거와 관련돼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WSJ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바비 크리스틴 조지아주 남부 지역 연방검사장에게 전화해 박 검사장이 사임하면 공석이 되는 북부 검사장을 함께 맡아 주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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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복수의 익명 관계자 말을 인용해 “지난 3일 법무부 고위 관리가 백악관 지시로 박 검사장에게 전화해 부정선거와 관련된 수사가 없었던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진노했다는 점과 그를 자르길 원한다는 점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바비 크리스틴 조지아주 남부 지역 연방검사장에게 전화해 박 검사장이 사임하면 공석이 되는 북부 검사장을 함께 맡아 주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박 전 검사장은 지난 4일 돌연 사직했다. 그는 성명에서 “조지아주 북부 검사장은 제 경력상 가장 큰 영광이었다”며 “공정하고 효과적이며 효율적인 방식으로 동료 시민들에게 정의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또 공직 기회를 준 트럼프 대통령과 상원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아주 남부 지역 연방검사장인 바비 크리스틴이 북부 연방검사장도 대행하도록 지명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전직 연방검사장 말을 인용해 “조지아주 북부 연방검찰청의 2인자인 커트 어스킨을 건너뛴 것”이라며 관행을 벗어난 인사라고 지적했다.
WP는 또 트럼프 대통령과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의 통화 녹취록을 보도한 다음 날 박 전 검사장이 갑작스럽게 물러났다는 데 주목했다. 박 전 검사장은 사의를 표명한 날 전직 연방검사들과의 회의에 참석하기로 돼 있었는데 회의가 갑자기 취소됐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제의 통화에서 조지아주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래펜스퍼거 국무장관에게 “(조지아주에서) 1만1780표를 되찾길 바란다”고 압력을 가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통화에서 “조지아주엔 ‘네버 트럼퍼’(Never-Trumper) 연방검사가 있다”고도 말했다. 네버 트럼퍼는 트럼프 반대자를 뜻하는 말이다. WP는 이에 대해 “박 전 검사장일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 출신인 박 전 검사장은 아홉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가 일리노이대 법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검사와 변호사로 활동했다. 2011년엔 조지아주 하원의원에 당선돼 세 번의 임기를 마쳤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으로 조지아주 북부 지역 연방검사장이 됐다. 한국계가 미국에서 연방검사장이 된 건 처음이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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