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의 기후변화 증거..토착 조개류 95% 멸종하고 열대종 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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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지중해 동부 지역의 토착 생물종 95%가 사라지고 대신 열대종이 번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스트리아 빈대 연구팀은 10일 "지중해 동부에 있는 이스라엘 해안의 연체동물 현황을 조사한 결과, 토착 고유종 5∼12%가 멸종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해수온이 상승해 이들 토종이 견딜 수 있는 고온의 한계점을 넘어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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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해안 토종 연체동물 60% 번식력 상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지중해 동부 지역의 토착 생물종 95%가 사라지고 대신 열대종이 번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후변화가 생태계에 영향을 끼친 증거로 제시된다.
오스트리아 빈대 연구팀은 10일 “지중해 동부에 있는 이스라엘 해안의 연체동물 현황을 조사한 결과, 토착 고유종 5∼12%가 멸종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해수온이 상승해 이들 토종이 견딜 수 있는 고온의 한계점을 넘어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오스트레일리아, 크로아티아, 미국 등 연구팀이 함께 진행한 연구 논문은 영국 <왕립학회보 B : 생물학> 6일(현지시각)치에 실렸다.(DOI : 10.1098/rspb.2020.2469)
지중해는 지형적으로 대륙에 막혀 거의 고립된 폐쇄 해양이다. 지중해 가운데서도 이스라엘 해안은 가장 따뜻한 지역에 속한다. 이곳 해양생물종들이 견디기 힘든 고온 환경에 놓인 지는 오래됐다. 지구온난화는 지중해의 해수 온도를 생물들이 적응해 계속 살아가기 힘든 한계까지 상승시켰다. 그 결과 수많은 생물종이 사라졌다.
오스트리아 빈대 고생물학부 연구원인 파올로 알바노가 이끈 연구팀은 달팽이, 조개, 홍합 등 무척추동물인 해양 연체동물의 멸종 현황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이스라엘 해안 전역을 대상으로 조사 활동을 벌여 바다 밑에서 수집한 껍질로 과거 생태계 다양성을 복원했다. 스쿠버다이빙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얕은 서식지 대부분은 기후변화 영향을 받았다.
“멸종은 지난 수십년 동안 일어났을 것”
연구팀은 바다 밑 침전물에서 발견된 껍질들에서 파악한 과거 생물종의 80∼90%를 찾을 수 없었다. 모래 같은 연질 조수대에는 토종 연체동물이 12%, 바위 같은 경질 조수대에서는 5%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런 멸종이 최근에 일어났으며, 짐작건대 수십년 안에 일어났다고 추정했다.
알바노는 “아직 생존하고 있는 대다수 종들도 충분히 성장하지 못해 번식 능력이 없다”며 “생물다양성 파괴는 계속 진행될 것임을 알려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조사 결과 저조수대의 토종 가운데 약 60%는 번식할 수 있는 몸체 크기에 도달하지 못했다.
반면 수에즈운하가 연결된 홍해에서 유입된 인도양-서태평양 열대종들은 번성하고 있었다. 지중해 동부의 따뜻한 바닷물이 열대종들한테 적합한 서식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열대종들은 우점종이 되고 있으며 개체들은 충분히 적응해 잘 번식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과거 지중해에서 스노클링이나 다이빙을 해본 사람이라면 현재의 이스라엘 바닷속은 낯설 것”이라며 “거의 모든 토착 생물종들이 사라진 반면, 열대종들은 온갖 곳을 돌아다닌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온실가스 배출을 지금 당장 중단한다 하더라도 바다는 계속 따뜻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알바노는 “지구 시스템이 관성에 따르기 때문에. 말하자면, 제동 거리가 길어서”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아직 조사하지 않은 지중해 동부의 나머지 지역에서도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중해 서부까지도 이 현상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극한 기온에 적응성을 갖춘 간조대 해안에 서식하는 생물종들이나 온도가 낮은 심해 중광대 서식지에 사는 생물들은 적어도 상당 기간 생존할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이번 조사에서 간조대와 중광대에서는 토종의 50%가 생존해 있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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