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산은 "마힌드라 주식 안 팔면 쌍용차에 신규자금 지원 검토"

윤원섭,홍혜진 입력 2021. 1. 10. 15:57 수정 2021. 1. 1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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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차입금 상환 전 주식 매도 금지
만기도 기존 차입금보다 앞선 조건
마힌드라 "주식 매도 제한 수용 불가"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모습 [사진 = 이승환 기자]
지난 연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쌍용자동차에 대한 지원을 두고 KDB산업은행 등 국내 채권단과 쌍용차 대주주 마힌드라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내채권단은 추가 자금 지원 조건으로 쌍용차 주요 주주의 주식 매도를 금지하고, 신규 차입금 만기 시점이 기존 차입금 만기 시점보다 앞설 것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마힌드라가 이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최종 합의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법원은 쌍용차 기업회생절차를 보류하고 다음달 28일까지 쌍용차 등이 참여하는 4자협의체에서 먼저 협의를 하도록 했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할 계획이다.

10일 매일경제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최근 4자 협의체는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이 협의체는 회생절차 기로에 놓인 쌍용차에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산은 주도로 지난달 30일 결성됐다. 당사자인 쌍용차와 산은 등 국내 투자자, 대주주 마힌드라, 유력한 지분 매수자인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 오토모티브가 여기에 참여한다.

산은 등 국내 채권단이 추가 자금 투입 조건으로 내건 두 가지 조건 중 주요 주주의 주식 매도 제한 조건은 국내채권단과 마힌드라가 팽팽히 맞서는 지점이다. '쌍용차 지분을 처분하고 발을 뺀다'는 마힌드라의 최우선 목표와 배치되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마힌드라는 앞서 "새 투자자가 나올 경우 대주주 지위를 포기할 것"이라며 지분 매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반면 국내 채권단은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신규 자금을 투입하더라도 그 상환이 이뤄지기까지 마힌드라가 대주주의 지위를 유지하며 '책임 분담'을 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차입금 만기를 신규 차입금 만기 이후로 연장하라는 조건을 내건 것은 쌍용차가 외국계 은행으로부터 빌린 대출금의 보증 기간을 마힌드라가 연장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마힌드라는 쌍용차가 JP모건·BNP파리바 등 외국계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릴때 구두 보증을 섰다.

앞서 산은은 "쌍용차가 외국계 금융사로부터 빌린 대출금을 연체하고 있는데 산업은행이 대출을 연장하거나 추가 대출을 해주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번 조건 역시 대주주 마힌드라가 지급보증을 선 외국계 은행 차입금 문제를 해결한 뒤에 실탄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마힌드라는 국내채권단의 이같은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4차 협의체 회의에서 밝혔다. 마힌드라는 "주식 매도 제한은 수용 불가하며 외국계 은행 차입금에 대한 지급보증기간도 2년 이상 연장할 수 없다"고 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지급보증기간을 연장할수록 마힌드라의 이자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2년이라는 기간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국내채권단과 마힌드라 등이 합의에 이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한치의 양보 없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합의가 파행으로 갈 경우 쌍용차는 내달 28일부터 회생절차를 밟게 된다.

[윤원섭 기자 /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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