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방력 강화' 못박아 대미 견제..통일전략 변화도 주목

이국현 입력 2021. 1. 1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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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차 당대회 당규약 개정.."공화국 무력 부단히 강화"
'최대의 적' 규정 후 핵무력 증강 행보로 美 견제구
"국방력 의거해 한반도 평화 보장, 조국 통일 앞당겨"
'선군정치' 대신 '인민대중제일주의' 채택해 애민 강조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조선노동당 제8차 당대회 5일차 회의를 진행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회의에서 당 규약을 개정해 통일을 위한 국방력 강화 내용을 명시하고 5년 만에 비서제를 부활했다고 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1.01.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북한이 5년 만에 노동당 규약 개정을 통해 국방력 강화를 명시하고, 대미 견제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아울러 국방력에 기반해 한반도 정세 안정뿐만 아니라 통일을 실현하겠다는 뜻을 드러내 통일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북한 노동신문은 노동당 제8차 대회 5일차(9일) 회의에서 '조선노동당 규약 개정에 대한 결정서'를 채택하고, "공화국 무력을 정치사상적으로, 군사기술적으로 부단히 강화"한다는 내용을 새로 넣었다.

지난 2016년 7차 당 대회에 개정된 규약에는 '자위적인 전쟁 억제력 강화' 성과만 언급했지만 이번 당 대회에서는 '투쟁 과업'으로 공화국 무력 강화를 못박은 것이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진행된 사업총화 보고에서 미국을 '주적'으로 규정하고, 핵능력을 계속 증강하겠다고 밝힌 것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국방과학연구 부문에 다탄두 각개목표설정 재돌입 비행체(MIRV) 기술과 핵추진 잠수함을 확보하기 직전이며, 핵무기의 소형 경량화, 전술 무기화를 발전시키고, 극초음속 무기 개발 계획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무기를 남용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향후 바이든 행정부가 적극적으로 북미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국방력을 강화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미 협상이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 상태에 빠졌으며, 미 신행정부 출범 후에도 당장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신문은 "조국 통일을 위한 투쟁 과업 부분에 강력한 국방력으로 근원적인 군사적 위협들을 제압해 조선 반도의 안정과 평화적 환경을 수호한다는데 대해 명백히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강력한 국방력에 의거해 조선 반도의 영원한 평화적 안정을 보장하고 조국 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앞당기려는 당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핵전쟁 억제력과 자위적 국방력 강화 입장을 제도화, 공고화하겠다는 의미로 향후 남북 간 군비 경쟁 이슈가 최대 현안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우리 정부의 첨단무기 도입이나 군사력 증강에 대해서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북한의 통일 전략에도 변화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군사적 우위에 입각한 통일 추진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며 "군사 강국이 되어 체제 안정을 도모하고 군사적으로 대등한 입장에서 통일을 추진하겠다는 차원으로 과거 위장 평화 공세를 통한 통일 전선전술의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비현실적이고 실현불가능한 김일성 시대의 '민족해방인민민주주의혁명노선'을 폐기하고, 핵과 미사일에 기반한 우월한 국방력으로 한반도 정세 안정뿐만 아니라 조국통일도 실현하겠다는 노선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조선노동당 제8차 당대회 5일차 회의를 진행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회의에서 당 규약을 개정해 통일을 위한 국방력 강화 내용을 명시하고 5년 만에 비서제를 부활했다고 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1.01.10. photo@newsis.com

한편 북한이 당 규약 개정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인민의 이익과 요구를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인민대중제일주의' 정치를 사회주의 기본 정치 방식으로 내세운 점도 주목된다.

지난 당 대회에서는 "조선노동당은 선군 정치를 사회주의 기본 정치 방식으로 확립하고 선군의 기치 밑에 혁명과 건설을 영도한다"고 규정했지만 김정은 시대에는 인민을 중심에 두겠다는 의지를 명문화한 것이다.

이는 김정일 시대의 정치 방식과도 차별화된다. 선군 정치는 군대를 노동 계급보다 중시하는 '선군후로(先軍後勞)' 방식이지만 김 위원장은 군대보다 인민 대중을 중시하는 정치를 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문은 "인민의 요구와 이익을 첫 자리에 놓고 인민 생활을 끊임없이 높이기 위해 투쟁해온 조선 노동당의 혁명적 본태와 드팀(조금도 틀림) 없는 의지의 발현"이라고 설명했다.

양무진 교수는 "이미 핵무력을 보유한 상황에서 과거 고난의 행군시기 정립했던 선군정치방식으로 인민들을 제약할 필요가 없어졌으며 오히려 당의 존재 이유가 인민, 애민에 있다는 점을 내외에 알림으로써 주민들의 당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시키기 일환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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