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 꿈의 무대 실패했지만..또 다른 기회 노린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2021. 1. 1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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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NC 나성범. 이석우 기자


나성범(32·NC)의 미국 진출을 향한 도전이 아쉽게 무산됐다.

나성범은 포스팅 협상 마감 시한인 10일 오전 7시까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어느 구단과도 입단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그는 구단을 통해 “오랫동안 꿈꿔왔던 MLB에 도전할 수 있어서 기뻤다. 아쉽지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큰 미련은 없다”고 했다.

아쉬움을 털어낸 나성범은 “무엇보다 도전 할 수 있게 도와준 구단에 감사하다. 같이 기다려주고 응원해주신 팬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다른 기회가 또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제 2021시즌 팀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나성범은 2018년 ‘수퍼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와 계약을 하면서 미국 진출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다음해 시즌 초반 무릎 부상으로 한 시즌을 날리면서 도전을 다음 해로 미뤄야만 했다. 부상을 털어낸 나성범은 2020시즌 건강한 몸으로 개막을 맞이했다.

미국에 자신을 알릴 기회도 있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메이저리그 개막이 늦어지면서 미국 방송 ESPN이 시즌 초반 KBO리그 중계를 했다. 나성범도 주목을 받은 선수 중 한 명이었다. 그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크리스천 옐리치(밀워키),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등 메이저리그 최정상 타자들과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당당하게 밝히기도 했다.

나성범은 올시즌 130경기에서 타율 0.324 34홈런 112타점 등을 기록했다. NC의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면서 팀에 선물을 안겼다. NC도 나성범의 도전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달 10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공식 포스팅된 나성범은 30일간 협상할 자격을 받았다.

보라스는 지난해 말 현지 매체들과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나성범을 언급하며 적극 홍보에 들어갔다. 보라스는 “나성범은 (장타력, 타격, 수비, 주력, 송구 능력을 갖춘) 5툴 플레이어”라며 “많은 이가 모르지만, 나성범은 주력도 좋은 선수다. 공격에선 힘이 좋고 수비력도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기가 좋지 않았다. 코로나19로 미국 메이저리그 시장이 얼어붙었다. 나성범과 같은 포지션인 외야수 자유계약선수(FA)들이 행선지를 찾지 못했다. ‘최대어’로 꼽히는 조지 스프링어나 마르셀 오수나 등이 계약을 앞두고 있다. FA 선수들은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반면 포스팅된 선수들은 기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좀 더 불리한 측면이 있었다.

가까운 일본에서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가 고배를 마신 사례가 나왔다. 닛폰햄 소속 외야수 니시카와 하루키도 비슷한 이유로 포스팅 마감 시한을 넘겼다. ‘대어’로 꼽혔던 투수 스가노 도코유키도 결국 원소속팀인 요미우리로 복귀했다. 그는 “코로나19 영향이 심화하는 상황이다. 메이저리그의 동향을 살펴본 결과 올 시즌에도 요미우리에서 뛰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MLB트레이드 루머스’도 “스가노 사례에서 봤듯이 예상보다 더 심각한 재정적 상황을 마주한 해외 스타 선수는 나성범 뿐이 아니다”라며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 나성범을 둘러싼 협상도 더디게 진행되면서 보라스도 계약을 성사시킬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밖에 부상 이력과 나이, 높은 삼진율 등이 나성범의 발목을 잡은 요인으로 꼽혔다. 나성범의 타석당 삼진은 0.25개로 지난 시즌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LG 로베르토 라모스(0.28), NC 애런 알테어(0.27)에 이어 가장 높았다.

개인 훈련을 겸해 메이저리그 구단 동향을 살피러 지난달 중하순부터 미국에서 지내는 나성범은 조만간 귀국할 예정이다. 나성범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보라스 스포츠 트레이닝 인스티튜트에서 훈련하고 있다.

나성범은 NC에 잔류한 뒤 FA 자격을 취득하고 나서 MLB에 다시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2012년 신인 지명에서 NC 유니폼을 입은 나성범은 2021시즌을 마치고 나면 데뷔 첫 FA 자격을 얻게 된다. 다만 KBO 규약 제162조 FA자격요건의 5항에 따르면 대졸 선수는 8시즌을 취득하는 FA는 국내 이적의 경우에만 해당된다. 해외진출을 원한다면 고졸 선수와 마찬가지로 9시즌을 뛰어야 한다. 때문에 나성범이 FA 자격으로 미국으로 떠나려면 2022시즌 종료 후 가능하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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