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도 안 끝났는데..학원가는 재수·반수 문의 급증

김현정 2021. 1. 1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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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이화여고에서 학생들이 담임 선생님께 성적표를 받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본격적인 대학 정시 레이스가 시작된 가운데 올해 대학에 입학해야할 예비 21학번들의 '반수' 고민이 벌써부터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대학에 입학해도 원격수업이 계속될 공산이 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반수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예비 21학번들 사이에서는 "주위 눈치 볼 필요 없이 반수 준비가 가능하지 않냐"며 반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모 대학 20학번에서 올해 반수에 성공했다는 A씨는 "작년보다 전체적으로 1~2등급 이상 올려서 정시로 갈 수 있게 됐다"며 "올해 대학 강의가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돼 반수 준비와 학점 관리를 동시에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재수와 반수를 고민 중이라는 고3 학생 B씨는 "재수를 하려다가 작년보다 수능을 못 볼까봐 (대학을) 보험으로 깔아놓고 반수를 고민 중"이라며 "대학에 입학해도 비대면 수업이면 재수생만큼 시간 여유가 있을 거 같아서 반수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고 했다.

또 고3시절에 제대로 공부를 하지 못했다는 것도 반수로 돌아서는데 일조했다.

작년 연초부터 코로나19 사태로 등교 수업이 중단되는 등 학업 결손이 생긴 탓에 실력발휘를 못했다는 것이다. 또 올해 고3들 역시 제대로 공부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금만 공부하면 더 좋은 대학을 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퍼져있는 것도 현실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8일 수능 성적표가 배부된 지난달 23일 이후 재수종합반 상담 문의가 예년에 비해 30% 정도 많아졌다고 했다. 특히 강남 등 교육열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진다. 임 대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고3때 공부를 제대로 못했다며 반수를 고민하는 수험생들이 학원에 많이 있다"며 "수시에서 떨어지거나 정시에 원서를 넣으면서 준비하는 학생들, 혹은 아예 정시 원서를 내는 것까지 포기하고 재수 혹은 반수에 도전하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내년 정시모집 인원이 상당히 증가해 재수든 반수든 입시에 한번 더 도전하려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라면서도 "국어와 수학이 공통, 선택과목을 실시하는 등 내년부터 수능제도가 크게 바뀌어서 정시가 무조건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 입장에서는 반수생 증가로 인한 학생 유출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포착된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 추세와 정시 확대 기조가 맞물려 지방 소재 대학의 경우 학생 모집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임 대표는 "서울소재 상위권 대학의 경우 수시 이월 인원이 예년보다 감소한 반면, 지방 소재 대학은 오히려 늘었다"며 "이미 수시에서부터 학생 충원률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재수나 반수에 도전하는 학생이 많아질수록 대학 입장에서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반수 준비가 늘어난데는 대학에 입학해도 대부분 활동에 제약이 있다보니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한몫했다. 대학에 입학했으나 학교에 갈 일이 좀처럼 없었던 20학번 대학생들을 MT, 동아리, 축제 없는 '3무 새내기'로 불릴 정도다. 입학한 대학에 대한 소속감이 떨어지면서 '노느니 공부해서 원하는 대학에 가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hj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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