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은 스가노를 절대 '실패자'라고 부르지 않았다

정철우 2021. 1. 1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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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하던 스가노 도모유키(31.요미우리)가 친정팀 요미우리 자이언츠 잔류를 선택했다.

메이저리그 관계자의 말을 빌어 "지금은 각 구단주가 코로나를 이유로 돈을 내놓지 않고 있다. FA 시장의 핵심인 바우어 조차 희망액에 턱없이 모자란 제시만 받았다. 28세 시즌에 미국으로 건너간 기쿠치와 같은 계약(4년 5600만달러)은 나오지 않았고 나왔다고 해도 스가노가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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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하던 스가노 도모유키(31.요미우리)가 친정팀 요미우리 자이언츠 잔류를 선택했다.

요미우리로부터 연 1000만 달러(약 120억 원)을 보장받는 계약을 제시받으며 잔류를 택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비롯해 6개 구단 정도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스가노가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시한 구단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노는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누구도 실패자라 부르지 않는다. 사진=MK스포츠 DB
결과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한 셈이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것이 하나 있다. 일본 언론의 반응이다. 그 어떤 언론도 스가노가 실패했다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일본 언론은 처음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불확실해진 메이저리그 상황을 탓했다. 이후론 삼촌인 하라 감독이 이끄는 요미우리 구단에 대한 충성심을 이유로 들었다.

에이전트의 화상 인터뷰로 조건이 맞지 않았다는 것이 알려진 뒤에도 '실패'라는 표현을 쓰는 일본 언론은 없었다.

닛칸 스포츠는 "메이저리그 팀들은 그와 계약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할 것이다. 그런 투수를 찾기 어렵다"는 에이전트 조 울프의 이야기를 메인으로 다뤘다.

히가시 스포츠는 한발 더 나아가 "스가노의 이적 단념은 세계 최대의 신형 코로나 감염국인 미국의 실정을 생각하면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메이저리그 관계자의 말을 빌어 "지금은 각 구단주가 코로나를 이유로 돈을 내놓지 않고 있다. FA 시장의 핵심인 바우어 조차 희망액에 턱없이 모자란 제시만 받았다. 28세 시즌에 미국으로 건너간 기쿠치와 같은 계약(4년 5600만달러)은 나오지 않았고 나왔다고 해도 스가노가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프로야구의 영웅에게 생채기가 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연히 느껴지는 반응이었다.

스가노가 메이저리그서 원할만한 대우를 제시 받았다 해도 정상 시즌이 열리지 않으면 감액이 되는 부분을 지적한 주니치 스포츠도 있었다.

어떤 언론도 실패라고 하지 않았다. 요미우리 잔류를 부각시키려 했을 뿐 실패라고는 하지 않았다. '단념'이 최고 수준의 표현이었다.

10일 오전엔 에이전트의 말을 빌어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담합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패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스가노가 요미우리에서 뛰게 된 만큼 일본을 대표하는 에이스가 상처를 받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질 정도였다.

또한 요미우리가 일본 프로야구 사상 최고액인 10억엔을 돌파하는 제안을 하며 스가노의 자존심을 살려준 것도 이 같은 분위기에 한 몫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스가노는 패잔병이 아닌 개선 장군으로 요미우리로 돌아올 수 있었다. 어느 것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스가노가 자존심에 상처를 덜 받고 다시 요미우리에서 공을 던질 수 있는 기회는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을 일본 언론들이 노리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찌됐건 스가노는 실패의 상처 보다 따뜻한 위로를 받으며 돌아올 수 있게 됐다. mksport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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