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성추문 논란 후 사퇴·탈당..공당의 책임 가볍지 않다

연합뉴스 2021. 1. 1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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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추문에 연루된 국민의힘 관련 인사들의 탈당과 공직 사퇴가 잇따르고 있다.

국민의힘 추천으로 제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에 선출됐던 정진경 변호사가 9일 사퇴했다.

사흘 전에는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이 전격 탈당했다.

하지만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가 탈당하는 순간 공당의 책임은 요술처럼 개인의 책임으로 치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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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성 추문에 연루된 국민의힘 관련 인사들의 탈당과 공직 사퇴가 잇따르고 있다. 국민의힘 추천으로 제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에 선출됐던 정진경 변호사가 9일 사퇴했다. 국회 본회의에서 위원으로 정식 선출된 지 불과 하루 만의 일이다. 국민의힘은 사퇴 이유를 '일신상의 사유'라고만 밝혔다. 하지만 과거 충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재직 시절 여학생 3명을 성추행한 것이 진짜 사유로 입길에 오른다. 이 일로 그는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태를 초래한 국민의힘의 검증 부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진실화해위는 2010년 활동을 마감한 1기의 바통을 이어받아 최근 10년 만에 재출범했으며, 멀게는 항일독립 운동에서 가깝게는 의문사 사건 등의 감춰진 진실을 파헤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런 기구에서 활동하려면 위원들은 남다른 역사관과 소명 의식, 도덕성을 갖춰야 하는 게 마땅하다. 그런데도 학생들을 성추행해 징계까지 받은 인물이 공당의 추천으로 국회에서 선출됐다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다. 개인적으로 부끄러운 과거사를 지닌 사람이 애당초 앉을 자리가 아니었다.

사흘 전에는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이 전격 탈당했다. 난처한 처지에 몰린 정치인들이 입장문 하나 달랑 발표하고 일단 모습을 감추는 공식을 답습했다. 당에 부담을 주지 않고, 결백을 밝힌 뒤 복당하겠다는 탈당의 변 역시 21대 국회 들어 부쩍 자주 들어온 뻔한 소리다. 김 의원은 보수 유튜브 채널이 2년여 전에 이뤄졌다는 성폭행 의혹을 제기하자 곧바로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정작 당이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진상조사에 나서려 하자 바로 탈당해 버렸다. 탈당을 통해 무소속이라는 '안전지대'로 피신해 비난 여론의 소나기를 피하고 보자는 꼼수 이외에는 해석할 방도가 없다. 4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의식해 국민의힘이 김 의원에게 무언의 압박을 가했다면 더 큰 문제다. 선거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해 '꼬리 자르기'를 시도한 것이어서다.

결국 문제는 이들을 공천하고, 추천한 공당의 '나 몰라라' 하는 태도다. 자신들이 공당의 이름으로 보증한 인물에게서 '하자'가 발생했다면 마땅히 사과하고 재발 방지에 진력하는 게 도리일 것이다. 하지만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가 탈당하는 순간 공당의 책임은 요술처럼 개인의 책임으로 치환된다. 정당은 부실 검증과 공천·추천의 책임을 덜어내는 대가로 물의를 일으킨 정치인들에게 '정치적 도피'의 출구를 열어준다. 당 차원의 징계를 전혀 받지도 않고 무소속으로 넘어가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며 논란이 가라앉기만 기다릴 기회를 방치하는 셈이다. 여야 모두 처음부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내부 진상조사와 그 결과에 맞춘 징계 절차를 밟았더라면 작금의 무책임한 모방형 탈당 러시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잇따른 성추문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민주당도 떳떳하지만은 않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모두 민주당 소속 전임 단체장들의 성추문으로 인해 치러지는 점을 상기해 반사이익만을 노린 정치공세는 삼가는 게 나아 보인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이 차제에 성인지 감수성을 높일 것을 재다짐하는 게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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