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서비스업 경기 부진 심화..12월 카드매출액 -16%"

KDI 경제동향 1월호..넉달째 '경기 부진' 언급

[세종=뉴시스] 위용성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의 회복 흐름에도 불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서 빠르게 재확산됨에 따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신용카드 매출액이 16%나 급감하는 등 소비심리도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KDI는 이날 발표한 'KDI 경제동향' 1월호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KDI는 3차 재확산 이후 9월 '경기 위축 가능성'을 꺼내 들더니 10월부터는 넉 달째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특히 서비스업에 대해선 "부진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11월 전산업생산은 서비스업생산을 중심으로 전년 동월 대비 0.6% 감소했다. 광공업생산(0.5%)이 반도체와 기계장비를 중심으로 양호한 회복세를 나타냈음에도 숙박음식점업(-17.3%), 운수창고업(-11.1%) 등 서비스업생산이 1.4% 뒷걸음 친 영향이다. 게다가 11월 서비스업생산 지표에는 현재까지 이뤄진 확산세와 방역 강화 조치 등이 충분히 반영돼 있지도 않다.

소비 역시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크게 위축, 11월 감소폭이 1.5%로 전월(-0.1%)보다 확대됐다. 준내구재(-11.0%)와 비내구재(-4.2%)가 특히 안 팔렸다.

12월 신용카드 매출액은 전월(-4.2%)보다 크게 낮은 -16.2%의 증가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1차 대유행이 발생했던 3월(-16.5%)과 유사한 수준이다.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전월(97.9)보다 8.1포인트(p)나 하락한 89.8을 기록하면서 소비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수출 개선세는 꾸준하다. 12월 수출은 12.6% 증가하면서 전월(4.1%)의 증가세를 크게 뛰어넘었다. 반도체(30.0%), 디스플레이(28.0%), 무선통신기기(39.8%)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1월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 관련 특수산업용기계(38.2%), 일반기계류(8.4%) 등 기계류를 중심으로 5.7%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토목부문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주택부문에서 점진적인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고용시장은 여전히 한파다. 11월 취업자 수는 27만3000명 감소했는데, 문제는 3차 재확산이 11월 중하순부터 시작됐다는 점이다. KDI는 "12월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강화됨에 따라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12월 소비자물가는 0.5% 상승하면서 낮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국제유가가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농산물가격 상승폭이 축소된 영향이다. 반면 아파트 매매가격(1.34%)과 전세가격(1.52%)는 전월보다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금융시장을 보면, 경기개선 기대와 주요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라 주가와 원화가치가 상승했다. 11월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13조6000억원 늘어나면서 크게 확대됐다.

세계경제는 상품소비와 수출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KDI는 "산업생산과 상품 교역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면서도 "그러나 주요 선진국에서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악화되고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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