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시장·부상 이력'..나성범 MLB행 좌절 이유

김희준 2021. 1. 1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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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무릎 부상·30대의 나이 걸림돌
코로나19로 MLB 구단들 재정 상태도 악화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2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 한국시리즈 5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4회말 2사 상황 NC 나성범이 안타를 치고 있다. 2020.11.23. mspark@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나성범(32)이 메이저리그(MLB) 진출의 꿈을 이루지 못한채 NC 다이노스로 돌아오게 됐다. 2019시즌을 일찌감치 접게 했던 무릎 부상과 적지 않은 나이, 얼어붙은 메이저리그 시장이 걸림돌이었다.

2020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한 나성범은 MLB 구단들과 협상 마감 시간인 10일 오전 7시(한국시간)까지 계약을 맺지 못했다.

NC 구단 관계자는 "나성범측으로부터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나성범은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를 등에 업고 MLB 진출을 추진했으나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나성범은 2019년 5월 경기에서 주루 도중 오른쪽 무릎을 크게 다쳤다. 전방십자인대 파열과 연골판 부분 파열 등으로 인해 시즌을 일찌감치 접었다. 이 부상으로 인해 2019시즌이 끝난 뒤 추진하려던 MLB 진출도 1년 뒤로 미뤘다.

2020시즌 나성범은 타율 0.324 34홈런 112타점을 기록하며 부상을 털어낸 모습을 보였으나 주루에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나성범은 도루 3개에 그쳤다. 부상 부담으로 인해 시도 자체가 적었다.

수비 범위도 예년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또 파워를 갖추고 있으나 삼진율이 높은 것은 약점으로 지적됐다.

보라스는 MLB 구단들에 나성범이 '5툴 플레이어'라고 홍보했지만 이런 문제 때문에 MLB 구단들은 나성범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만 32세의 적지 않은 나이도 나성범의 발목을 잡았다. 센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1년, 최대 3900만달러에 계약한 김하성(26)이 '젊고 유망한 내야수'로 복수 구단의 관심을 받은 것과 대조적이었다.

MLB 이적 소식을 주로 다루는 MLB 트레이드루머스는 "2019년 당한 무릎 부상과 그의 나이는 나성범에 대한 시장 상황을 다소 복잡하게 만들었다"며 "파워를 갖추고 있으나 삼진과 볼넷 비율은 나성범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전했다.

시기도 나성범의 편이 아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MLB의 2020시즌 정규리그는 팀당 60경기로 대폭 축소됐고,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렀다. 입장 수입이 전무했던 MLB 구단들은 재정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이로 인해 트레버 바워, 조지 스프링어, J.T.리얼무토, DJ 르메이유 등 대어급 자유계약선수(FA)의 계약 소식도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 도전에 나선 일본 선수들도 모두 고배를 마셨다.

높은 출루율과 빠른 발이 강점이었던 일본인 외야수 니시카와 하루키는 협상 마감 시한인 3일 오전 7시까지 계약하지 못했다.

대어급 선발 투수로 분류된 스가노 도모유키는 여러 MLB 구단의 제안을 받았으나 제시받은 조건이 모두 기대를 밑돌아 원 소속팀 요미우리 자이언츠 복귀를 택했다.

잔뜩 얼어붙은 시장이지만, '협상의 귀재'인 보라스에 기대를 걸었다. 보라스는 게릿 콜, 브라이스 하퍼 등의 대형 계약을 이끌어낸 인물이다.

보라스는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대형 계약도 성사시켰다. 박찬호가 2001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5년 6500만달러에, 추신수가 2013년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달러에 계약할 때 에이전트가 보라스였다. 또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내세운 류현진은 2019시즌을 마친 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달러에 계약했다.

그러나 보라스도 FA 시장의 한파를 이겨내지는 못했다.

MLB 트레이드루머스는 "이번 오프시즌 시장 상황은 힘들어보이고, 나성범이 구단들의 관심을 끌기에 불확실한 부분이 많았다. FA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30일의 포스팅 기간도 불리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스가노 사례에서 봤듯 예상보다 더 심각한 재정 상황을 마주한 해외 스타는 나성범 뿐만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나성범은 "오랫동안 꿈꿔왔던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어서 기뻤다.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큰 미련은 없다"며 "다른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성범은 2021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어 다시 MLB에 도전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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