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망' 서울 집값..그래도 내집마련은 가능하다? [진짜인가요]

이미연 2021. 1. 1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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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지난해 말 서울 남산에서 빽빽이 들어선 강북 아파트들을 바라보는 모습. [사진 = 매경DB]
"집값이 2016년으로 돌아가면 바로 살 텐데…"

2016년 10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4억원이었다. 지금 이 돈으로는 서울 아파트 전세조차 얻기 쉽지않다. 지난 7일에는 서울 아파트 전세값이 작년 새임대차법 시행 후 5개월간 1억원 가까이 올랐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했다.

아파트, 특히 서울 아파트 가격은 도대체 어디까지 올라야 직성이 풀릴까.

질문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너무 오른 집값, 앞으로는 좀 떨어지지 않을까. 투자가 아닌 실소유자라면 지금이라도 사야할까. 이런 내용은 누구에게 물어야 속시원히 알려줄까.

이런 찰나 부동산업계 숨은 고수가 그동안의 필력을 압축한 결과물을 공개할 것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최근 2~3년간 유명 부동산카페에 올린 글들이 기본 2~3만 클릭에 최대 7.4만번의 조회수가 나왔던 필명 '가즈하'(박광섭)가 그 주인공이다.

지금이라도 내집 마련에 나서야 하나 고민이 깊어지는 부린이('부동산'과 '어린이'를 합친 단어로 부동산초보를 뜻함)와 실거주 1주택자들이 지금 어떤 결정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그는 "이미 가격이 너무 올라버린 서울 1급지 아파트를 살 수 없다면 2급지, 혹은 3급지를 주의깊게 봐야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2급지는 또 어디인가.

Q. 정부 규제가 (본의아니게) 집값을 올려왔다고 주장해왔다. 현 정부의 '부동산 시장을 잡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 그러나 다음 번 대책 후에도 이런 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변창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의 과거 발언인 "현 부동산 정책이 중상 이상은 된다"로 미뤄보아 2021년 역시 비슷한 기조에 규제 위주의 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같은 방법을 써서 다른 결과가 나오긴 어렵지 않을까 추측한다.

(책에서 언급한 정부가 집값 올린 공식은 <정부가 공급을 틀어막고→규제 부작용으로 집값 폭등→정부가 다시 수요 강하게 틀어막으면→일시적 하방압력에 분위기 전환→다시 시장 부작용으로 매도물량 감소와 패닉바잉→정책 잊혀지며 다시 폭등>이라고 분석)

Q. 집값이 계속 오르는 상태를 정부가 보고만 있어서도 안되겠지만, 일각에서는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집값이 더 오르는 것 같으니 대책을 내지 말아달라"는 호소도 있다. 쉽지 않겠지만 혹시 추후 나올만한 대책으로 예상하는 부분이 있는지.

▲무리한 예측을 피하는 것이 제 철학이지만 예상 가능한 선에서만 언급하겠다. 공급 부족에 대한 여론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만큼 공급대책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제 부동산 시장의 화두가 '공급'인 부분은 이제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기서 나오는 공급 중 상당수는 '공공'의 특성을 지닐 것이다. 쉽게 말해 '시세차익이 나지 않는 집인 셈'이다.

Q. 2019년 4월부터 "부동산을 급지별로 나눠서 봐야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급지'를 나누고 있는가.

▲재작년 초에 부동산 시세를 분석하다가 급지별 가격의 변동성에 관심을 가져 연구했다. 기준은 가격과 입지다. 절대적인 기준이 가격이라면, 3대 업무지구(GBD 강남, CBD 광화문, YBD 여의도) 접근성(쉽게 말해 양질의 직장 수)과 학군지 형성 여부 등을 통해 입지 기준이 결정된다. 물론 관점에 따라 급지 기준은 달라질 수 있다. 필자는 잠실 이상을 1급지로 보고 있다.

1급지(고위험고수익)가 오른 뒤 2급지(저위험중수익)가 오르며, 그 후 3급지(저위험저수익)가 뒤따라 상승하는 사이클은 늘상 있어왔다. 이런 타이밍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면 이득을 볼 수 있는 것을 놓치거나 불필요한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는 부분을 기억해야한다.

Q. 내집마련을 위해서 올해 3월 말을 주목하라고 했는데, 그 이유가?

▲2021년 6월부터 양도세가 중과된다. 이를 피하기 위한 물량이 적어도 석달 전인 2021년 3월에는 출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사를 읽는 구매예정자라면 오는 5월 말 잔금 조건의 급매물이 나올 것을 대비해 5월 말에 최대한의 자금력을 동원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추천한다.

Q. 사례별로 따져보자. 돈은 없고 청약가점도 바닥이라 청약시장에서 늘 고배를 마시는 무주택자다. 얼마 전 계약갱신청구권으로 2년 더 현재 집에 전세 거주를 할 수 있게 됐지만, 막상 그 기간이 끝나면 그 돈으로 다른 전세집을 찾을 수 있을지 겁이 난다는 케이스다. 이 사람은 어떤 결정을 해야할지 조언을 해달라.

▲실거주 1채는 가져가야 한다. 집을 1채 사는 것은 투자가 아니다. 무주택은 집값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투자이고, 2주택부터가 투자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계약갱신으로) 2년의 시간을 벌었으니 천천히 사고자 하는 곳을 철저하게 분석하면서 하방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수익성을 높여줄 수 있는 단지를 찾기를 권한다.

Q. 이번에는 수도권 1주택자다. 자녀 학군때문에 상급지로 갈아타려고 몇 년간 꾸준히 시장을 조사하고 준비해왔다. 그러나 현 정부의 정책들이 반복되며 집값이 너무 오른데다 대출까지 묶여 앞으로, 특히 올해는 더더욱 이사할 수 있을 방법이 없을 것 같아 애가 탄다는 사람이다. 이런 경우는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할지 조언해줄 수 있는가.

▲우선 은행을 찾아가 봐야한다. 그리고 본인이 쓸 수 있는 돈이 얼마인지를 다각도로 확인하고 일시적 2주택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또한 학군지가 꼭 비싼 곳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참고해 선택의 폭을 넓히길 바란다. 꼭 상급지만이 좋은 학군지는 아니다.

Q. 최근 유튜브나 커뮤니티 등에서 "집값, 앞으로 떨어진다"고 예상하는 '폭락론'이 다시 떠오르고 있고, 일각에서는 아예 논쟁도 벌어지고 있다. 가즈하 필명으로 부동산 커뮤니티에 올린 '폭락론 진실 총정리' 글도 인기가 많다.

▲폭락론의 인기는 '확증편향' 때문이라고 본다.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면 신뢰하고,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외면하는 것이다. 이미 집값이 많이 올라 어차피 살 수 없으니 집값이 떨어지길 기대하는 심리가 폭락유튜버의 구독 버튼을 누르게 한다. 결국 부동산은 판단력, 그리고 실행력이다. 아무리 좋은 판단을 해도 실천하지 않으면 '쓸모없는 지식'일 뿐이다. 지금 바로 현장으로 나가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시길 바란다. 끝으로 아직까지 집을 안 사고 버티는 분들(특히 청약 가점이 낮은 분)께 버나드 쇼의 묘비명을 소개해 드리고 싶다.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이미연 매경닷컴 기자 enero2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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