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장관, 與 국토위 '박원순 서울시 사단'..부동산 정책 핵심되나
朴시장 비서실장 출신 천준호⋅허영 의원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 진성준 의원 국토위 포진
"국토소위 소속이라 정책적인 도움 받는 것일 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취임 이후 더불어민주당에서 고(故) 박원순 시장의 서울 시정에 참여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부동산 정책 전면에 나서고 있다. '박원순 사단'이라고 불렸던 이들은 21대 국회에서 부동산 정책을 관장하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포진해 있다. 이들이 박 전 시장 재임기 서울토지주택공사(SH) 사장을 역임했던 변창흠 장관과 호흡을 맞춰 문재인 정부 후반기 부동산 정책을 협의, 추진하는 모습이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 시절 서울시 정무직 공무원으로 재직한 민주당 진성준, 천준호, 허영, 박상혁 의원 등을 모두 국토교통부의 소관하는 국토교통위 상임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박원순 시장 비서실장 출신인 천준호(초선⋅서울강북갑) 의원은 지난 8일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을 발의했다. 서울시내 빌라 밀집지역 등 저층주거지에 인센티브를 줘서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이 이 법의 주요 골자다. 소규모 재건축 사업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참여하면 용적률을 법에서 정한 것보다 20%를 올려주되, 늘어난 용적률의 20~50%를 공공임대주택을 기부하도록 했다.
천 의원이 이 법을 국토부·서울시 등과 논의를 거쳐 대표 발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법은 업계에서 '변창흠식' 도심개발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한 핵심 열쇠고리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천 의원은 국회 국토위에서도 국토법안심사소위 소속이다.
천 의원은 지난달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토계획법(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발의했다. 오는 12일 공포되는 이 법은 강남 지역의 공공기여금을 서울 전역 어디에서나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공공기여금은 대규모 개발사업에 시가 용적률 상향 등을 허용한 대신 개발이익을 기부채납한 현금을 뜻한다. 공공기여금이 강남에 편중되는 것에 문제의식을 가진 서울시는 이 법을 요구했지만, 국토부가 미온적이라 그동안 번번이 통과가 불발됐다. 그러던 것을 천 의원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통과됐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변 장관도 일조를 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천 의원이 박원순 시장 비서실장으로 있던 2014년 변 장관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2014년~2017년 11월)을 역임했다. 박원순 전 시장의 주택정책을 두 사람이 실질적으로 이끌었다고도 볼 수 있다. 한국청년연합(KYC)사무처장 출신의 천 의원은 박 시장이 살아있을 때 박 시장의 '복심'이라고 불렸다.
천 의원 외에도 국회 국토위에는 서울시 정무부시장(2018년 7월~2019년 3월) 출신인 진성준(재선⋅서울강서을) 의원과 서울시 정무수석⋅비서실장(2016년 7월~2017년 10월) 출신인 허영(초선⋅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 의원이 있다.
민주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허 의원은 지난달 23일 열린 변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변 장관의 '구의역 김군' 관련 발언 등을 적극 방어하는 역할을 했다. 허 의원은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 의원들에게 "가짜뉴스를 퍼뜨린다"고 호통을 쳤고, 관련 논평을 내기도 했다.
국회 국토위 국토소위 소속인 허 의원은 청문회 과정에서 변 장관에 '부동산 개발 이익 환수' 등 정책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허 의원이 "수도권 개발에서 만들어지는 초과이익을 환수한 기금으로 전국에 질 좋은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묻고, 변 장관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균형개발"이라며 응수하는 식이었다.
진 의원과 변 장관은 서울시에서 함께 근무하던 기간이 겹치지는 않지만 서로 교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서울시 정무보좌관을 한 박상혁 민주당 의원도 국토위 소속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원순계로 불리는 서울시 출신 의원들이 변 장관에 대해서 적극 방어하기도 하고, 교류도 하는 것으로 안다"며 "정책이 있으면 이들 의원이 국토위 간사인 조응천 의원 등을 찾아 직접 설득하기도 한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청문회 때 국토위 민주당 간사인 조응천 의원은 변 장관에 대해 "들어보니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니다"라고 했다.
그렇지만, 서울시 출신 여당 의원과 변창흠 장관 사이의 협력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여당 국토위 관계자는 "이들 의원이 국토위에서도 국토소위 소속이라 변 장관이 주택공급 정책을 고민할 때 도움을 받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라면서 "서울시 출신이라고 해서 특별히 조직적인 움직임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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