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훼손 논란' 안산∼인천 고속도로 2개 구간으로 나눠 추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습지 보호구역 훼손 우려 등을 이유로 추진이 지연됐던 안산∼인천 고속도로(총연장 19.4㎞) 사업이 2단계로 나눠 본격 추진된다.
10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안산∼인천 고속도로의 조기 개통을 위해 지난달 말 1구간(시화나래 IC∼남송도 IC·8.4㎞) 중 1공구(시화나래IC∼오이도 IC·4.0㎞)에 대한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했다.
인천 중구 신흥동과 경기 시흥시 정왕동을 잇는 안산∼인천 고속도로는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12개 구간 중 유일한 미착공 구간으로, 일부 구간에 대한 설계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산∼인천 고속도로는 당초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되다가 민자 적격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와 국비를 투입하는 재정사업으로 전환됐다.
2018년 12월 예비타당성조사를 가까스로 통과했으나,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된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환경단체 등의 반대에 부딪혀 사업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환경단체들은 일부 구간이 람사르 습지인 송도갯벌 습지 보호구역을 통과해 습지 훼손과 경관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환경영향평가 협의부서인 환경부뿐 아니라 송도갯벌을 습지보호 지역으로 지정한 인천시도 람사르 습지를 통과하지 않는 대안 노선 검토를 국토부에 요구한 바 있다.
이에 국토부는 다양한 대안을 검토한 결과, 현재 노선을 추진하되 구간별로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습지를 우회하는 대안 노선이나 지하차도를 이용한 지하화 방안은 공사비가 과도하게 증가하고 경제성이 떨어져 사업 추진 자체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또 대안 노선 추진 시 기본계획 수립이나 관계기관 협의에 오랜 시간이 걸려 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무엇보다 대안 노선을 추진할 경우 인천대교(인천국제공항)와의 연결이 어려운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인천공항과 바로 연결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가 이 사업의 가장 핵심"이라며 "지하로 가게 되면 인천대교와 물리적으로 연결이 되지 않아 도로망 기능이 떨어지고 멀리 우회해 접속하는 것도 비용과 안전성 등에서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대규모 항만물류시설이 속속 들어서면서 사업을 무작정 늦출 수는 없는 것으로 국토부는 판단했다.
인천항과 배후단지의 물동량이 늘면서 송도 해안도로와 제3경인고속도로 등 주변 도로가 극심한 정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천∼안산 고속도로가 개통되지 않으면 신항 교통량은 100% 송도 내로 유입될 수밖에 없다. 인천 신항의 교통량은 2025년 일평균 4만8천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국토부는 내다봤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단은 남송도까지 고속도로를 만들어 급증하는 교통량을 분산시키는 게 급선무"라며 "안산∼인천 고속도로 사업을 2개 구간으로 나눠 습지 환경과 무관한 1구간을 신속히 추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1구간 중 아직 설계용역을 발주하지 2공구(오이도 IC∼남송도IC·4.4㎞)는 올해 상반기 설계 공모를 진행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2공구는 해상교량 구간으로 랜드마크의 특성상 미관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어 설계 공모 방식으로 발주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습지를 지나는 나머지 2구간(남송도 IC∼종점부·11.4㎞)은 추후 인천시가 대체 습지 작업을 진행하는 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인천시가 환경대책을 수립하는 대로 신속히 사업을 추진하고, 환경대책 수립과정에서 필요한 사항은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내년까지 1구간에 대한 설계 작업을 마치고 2023년 착공할 계획이다.
안산∼인천 고속도로는 2029년 개통이 목표다. 다만 2구간에 대한 환경대책 마련에 따라 상황이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국토부는 언급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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