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자회사들 잘 나가네.. 실적도 주가도 '파란불'

백윤미 기자 2021. 1.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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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엘이앤씨(옛 대림산업)와 GS건설의 자회사인 대림건설과 자이S&D가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식 시장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도 정부가 추진 중인 소규모 재건축 확대 등 중견 건설사에게 최적화된 일감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전망도 밝은 편이다.

자이S&D가 강원 속초시 중앙동에 분양한 생활형숙박시설 ‘속초자이엘라' 투시도. /자이S&D 제공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이S&D는 지난 8일 종가 기준 1만3000원을 기록하며 불과 한달 만에 31.3% 상승했다. 연중 최저가를 기록한 지난해 3월 23일(2790원)과 비교하면 365.95%가 올랐다.

3만7600원으로 마감한 대림건설은 한달 만에 26.4% 상승했다. 역시 연중 최저가를 기록한 지난해 3월 19일(1만650원)과 비교하면 243.66% 오른 값이다.

이들의 주가가 상승은 호실적이 견인했다. 자이S&D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70억원으로 이미 전년도 영업이익 165억원을 넘겼다. 올해는 더 큰 성장이 예상된다. 비중이 작았던 주택부문 사업이 실적에 잡히는 착공 현장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수주 잔고 역시 지난해 3분기 기준 4702억원으로 2019년 3112억원 대비 51% 늘었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이S&D는 대형건설사가 전입하지 않던 가로주택정비사업, 소규모 재건축에 발빠르게 진입했을 뿐 아니라 GS건설의 자이 브랜드와 축적된 개발 노하우를 살려 중소규모 개발 사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면서 "연평균 30~40%대 성장이 최소 2년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디엘이앤씨(옛 대림산업) 계열인 대림건설 역시 도시정비사업에서 지난해 1조 746억원을 수주하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수주잔고는 5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2019년 말 수주잔고(4조원)에 비해 40%가 증가한 수준이다. 2015년~2020년 평균 4500가구를 분양한 이 회사는 올해만 7800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김승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건설 중소형주 가운데 연초 대비 크게 상승한 종목의 공통점은 실적 우상향, 수주잔고 증가, 분양 증가 기대감, 저렴한 밸류"라면서 "현재 대림건설은 4가지 모두 부합한다"고 했다.

이밖에 대우건설이 푸르지오서비스, 대우에스티, 대우파워 등 3사를 합병해 출범시킨 대우에스티도 소규모 정비사업과 리모델링에 주력하는 계열사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부동산개발, MRO(소모성자재구매대행), 스마트홈 등 신사업도 추진한다.

대우건설은 2022년 대우에스티 상장을 목표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까지 매출 6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들 건설사는 주택사업 공급 측면에서 전망도 좋은 편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임대주택,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은 대형건설사가 뛰어들기에는 규모가 작다. 중견 건설사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언급한 도심 고밀도개발 역시 사실상 사업 단위가 크지 않아 대형건설사들이 뛰어들만한 사업장은 없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실제로 대림건설과 자이S&D 등 건설사는 수익성이 낮아 중소업체들이 주로 맡아온 500가구 미만의 소규모 주택시장을 공략하면서 실적을 내고 있다.

또 서울에서는 막혀있는 재건축·재개발이 지방에서 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e편한세상, 자이르네, 자이엘라 등 모회사의 검증된 브랜드를 내세울 수 있어 지방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대형 건설사들이 저인망식 수주로 돈 되는 사업은 다 하려고 자회사들을 만든 게 아닌가 싶을 정도"라는 말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형건설사가 자회사를 만들어 사업을 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브랜드 아파트에 살게 된다는 장점이 생긴다"면서 "되팔 때도 브랜드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어 비교적 선호하게 되는데, 다른 중소 건설사 입장에서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로 느껴져 달갑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되면 건설사 수익구조 다변화 측면에서 자회사들은 돈을 벌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다만 기존 고급 대형 단지에 쓰던 모회사의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은 염두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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