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입당 요구, 앞뒤 안 맞아..지지율 무시하면 안돼"[인터뷰]

김학재 2021. 1.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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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차분했다.

대권을 접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뒤 차기 서울시장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안 대표는 "여러 번의 고비가 올텐데 잘 극복해 인정받도록 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이슈인 야권 단일화 얘기가 나오자 안 대표는 미소를 띠며 '지지율'을 언급,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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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논의에 "진용도 안 갖췄는데..너무 빨라"
"의원 수보다 중요한게 지지율, 서로 존중해야"
제1야당 겨냥 "22%가 9% 무시하면 안돼"
"서울시장 선거, 박빙으로 갈 것"
"야권 대선후보 2위, 쉬운 결심은 아니었다"
"文정부 코로나 대응, 주먹구구"
"윤석열 지지율, 평가절하하면 안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8일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차분했다. 대권을 접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뒤 차기 서울시장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안 대표는 "여러 번의 고비가 올텐데 잘 극복해 인정받도록 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이슈인 야권 단일화 얘기가 나오자 안 대표는 미소를 띠며 '지지율'을 언급,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국민의당과 단일화 협상에서 염두에 둬야할 요소를 묻자, 안 대표는 주저없이 "정치세력에서 가장 중요한게 의원 수보다 지지율 아니겠나"라고 답했다.

안 대표는 지난 8일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제1야당도 (서울에서) 거의 10% (지지를 받는) 정당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런 정당을 지지하는 분들과 당원을 무시하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을 겨냥 "22%가 9%를 무시하면 안되지 않느냐"며 "그러니까 서로 존중하는게 필요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102석의 국민의힘은 본경선까지 100% 시민여론조사로 치르기로 하면서 안 대표 입당을 촉구했다. 하지만 입당에 거리를 둔 안 대표는 3석의 국민의당에 보다 힘을 실어줄 방식의 단일화를 촉구할 것임을 시사했다.

같은날 한국갤럽이 발표한 1월1주차 당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2%, 국민의당은 6%였다. 서울 지역 지지율로 좁히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23%, 국민의당은 9%로 달라졌다.(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조건부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앞둔 나경원 전 의원 등과의 단일화 논의에 대해 안 대표는 "아직 출마 예정자가 다 나오지 않았다. 진용이 갖춰지면 그때부터 시작이 아닌가 싶다"며 시기상조임을 강조했다.

안 대표는 "진용이 갖춰져야 무슨 논의라도 할텐데 지금 진용도 안 갖춘 상태에서 무슨 당에 들어와라 하는게 앞뒤가 안맞는다"며 "너무 빠르다. 그게 최선의 방법인지도 잘 모르겠다"고 단언했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 판세에 대해 "지금 마치 분위기가 다 (야권이) 이긴 것처럼 분위기가 슬슬 가고 있는데 저는 아니라 본다"며 "오히려 지금 차이를 벌려도 정부여당의 조직이 단단해 아마 결국엔 박빙으로 갈 것이다. 우리가 다 이겼다고 서로 손가락질을 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경계했다.

다음은 안 대표와 일문일답.

대담=심형준 정치부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8일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국민의힘과의 통합에 대한 생각은.

▲너무 근시안적으로, 너무 협소하게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다시 좀 큰 그림을 보자. 각자 속해있는 당 입장에서만 바라보는 건 오히려 시야를 좁게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느 것부터 꼬인 부분을 풀어야 되나.

▲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 더 직접적으로 말씀드리면 더불어민주당은 싫은데 국민의힘은 차마 선택하지 못하겠다는 사람도 야권후보를 지지할 수 있게 해야한다. 지금 마치 분위기가 다 이긴 것처럼 슬슬 가고있는데 그건 아니다. 지금 차이를 벌려도 정부가 할 수 있는 수단이 있는데다 여당 조직이 단단해 선거는 아마 박빙으로 갈 것이다.

-국민의힘이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무엇을 더 세심하게 봐야 한다고 보나.

▲국민의힘 지지율을 보면 6개월 전이나 지금이나 일관되게 20%대다. 국민의당은 이번에 서울에서 9% 나왔다. 그렇다면 제1야당도 9%, 뭐 거의 10%되는 정당을 무시할 수는 없지 않나. 아니, 정당을 무시하는게 아니고 지지자나 당원을 무시하면 안되는 것 아니지 않나.

-좀 더 설명한다면.

▲정치세력에서 가장 중요한 게, 의원수보다 지지율 아니겠나. 의원수 몇명 대 몇명이니까 어떻게 하라는 것은 오히려 지지하시는 국민들을 하나로 모으기 힘든 사고방식이다. 그러니까 22%가 9%를 무시하면 안되지 않나.(웃음) 서로 존중하는게 필요한 것이다.

-국민의힘 후보등록 시점을 볼 때 합의 시점이 촉박할 수도 있다.

▲시기가 꼭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다. 여러 여론조사를 통해서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보면 야권 지지자들의 생각이 형성되고 있다.

-오세훈 전 시장이 안 대표의 입당 등을 내세워 조건부 출마를 선언했다.

▲(웃음)얼마나 많은 고민이 있었으면 그러셨을까. 어떻게 하면 시장 선거에서 승리하고 정권교체까지 가능할지 그걸 고민한 결과가 아닌가 그렇게 해석했다.

-오 전 시장과 연락은 안하셨나.

▲예. 하지만 좋은 일이다. 그래야 야권에 더 많은 관심이 모이게 된다. 이러면 야권이 이기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환영하는 입장이다. 오 전 시장이 큰 결심을 하신 것 같다.

-오 전 시장, 나 전 의원 등과 회동도 가능할까.

▲논의들이 무르익으면 시작되지 않겠나. 지금 아직 출마예정자가 다 나오지 않았다. 진용이 갖춰지면 그때부터 시작이 아닌가 싶다. 하려면 좀 빨리하지.(웃음) 어쨌든 진용이 갖춰져야 뭘 논의라도 할텐데, 지금 진용도 안 갖춰진 상태에서 무슨 당에 들어와라 하는게 앞뒤가 안맞는다. 너무 빠르다. 그게 최선의 방법인지도 잘 모르겠다.

-안철수 중심으로 통합이나 야권단일화 논의가 치우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제가 통합카드를 꺼낸 적은 없다. 모든 것에 열린 마음으로 접근하겠다. 단 제일 중요한 기준은 어떤 방법이 지지자들을 잃어버리지 않고 야권 단일후보를 지지하게 만들 수 있느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8일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지난 10년간 안 대표 스스로 달라진게 있는가.

▲초심은 달라진게 없다. 어려운 길을 선택해 가면서 정치인으로서 제 정치력을 증명했다. 말로만 떠들고, 큰 조직의 힘을 얻어 마치 자기가 정치력이 있는 것 처럼 하는 거, 그건 아니다. 10년간 시행착오를 거쳤다. 아직 갈길이 멀다. 제가 들뜨거나 방심하거나 전혀 그렇지 않은 이유가 그래서다.

-서울시장에 당선될 경우, 재임기간이 짧은데 정권교체를 위한 역할은 무엇인가.

▲제 역할은 최선을 다해 시장에 당선되고 시장이 되면 서울시정을 혁신적으로 개혁해 '아, 야권이 정권 잡으면 이렇게 바뀌는구나'를 보여주는게 제 역할이라 본다. 그러면 다음 대선 때 정권교체를 할 여건을 훨씬 더 잘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정에 대한 평가는.

▲만 10년전이다. 그때도 보궐선거가 있었고 또 이시점에서 보궐선거가 있다는게 운명 같다. 10년 전 선의를 가지고 접근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잘되지 못하고 참담한 결과로 나왔다. 그래서 제가 더 책임감을 느꼈다.

-대선을 접고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했다.

▲시장이 바뀐다고 나라가 바뀌는건 아닌데, 지금 정권 교체가 안되면 우리도 후진국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전망이 어두우니 그 다음이 안 보이더라. 누가 이걸 걷어내야 했다. 제가 야권 대선후보 2위 였는데 쉬운 결심은 아니었다. 2위면 언제든 뒤바뀔수 있는 포지션이다. 하지만 제가 먼저 몸을 던져서 돌파하면 다른 분들의 대선은 뚜렷하게 보이니까 결심하게 됐다.

-그러면 어떤 정권이 돼야 한다고 보는가.

▲도덕적이고 유능한 정권이 돼야 한다. 부동산 만해도 이제 복구가 거의 불가능하다. 아마 코로나19가 끝날 때가 되면 포퓰리스트가 아니고 실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세력이 인정받는 시대가 올 것이다. 그게 포스트코로나의 출발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가고 있는 것 같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대응은 어떻게 평가하나.

▲우리 정부가 한마디로 관리 능력이 없다. 지금 시행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법은 코로나 초기 소규모 집단 감염에나 맞는 방식이다. 옛날 방식으론 이게 안먹힌다. 기준도 너무 주먹구구식이다. 그래서 그 착한, 잘 따르던 자영업자들도 결국 들고 일어난 것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있을까.

▲적정한 밀폐정도와 환기를 얼마나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해 영업 여부를 판단해도 된다. 지금 사회적 거리두기는 전형적인 뒷북치기여서 다른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깜깜이 환자 비율 이나 감염재생산 지수가 높으면 거리두기 단계를 높이든 해야 한다. K방역은 우물안 개구리다. 방역을 잘한 대표적 모범국가는 대만과 뉴질랜드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높은 대권주자 지지율은 어떻게 보나.

▲10년전 저에 대한 경우와는 조금 틀린 것 같다. 저는 '혁신과 미래에 대한 열망'이 주류였지만, 이번 윤 총장에 기대하는 것은 '공정과 법치' 같다. 지금은 공정과 법치가 상실됐는데 거기에 대한 박탈감이 있어서 특성은 좀 다르다. 어쨌든 그 의미를 애써 평가절하하면 안된다. 저 혼자 윤 총장에 대해 박하지 않은 평가를 하는 것 같다.(웃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8일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hjkim01@fnnews.com 김학재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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