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안겼던 정인이, 살려달란 신호였을까"..학대 조사 다음날 성사된 만남|한민용의 오픈마이크

한민용 기자 2021. 1. 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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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가장 마음 아픈 사람 중 한 명은 정인이의 위탁 가정일 겁니다. 정인이가 태어난 8일째부터 입양가기 전까지, 8개월 동안 사랑으로 돌본 분들이죠. 두가지,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어렵게 인터뷰에 응해주셨는데요.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기자]

[잼잼 잼잼~ 오, 짝짜꿍짝짜꿍!]

입양 이후, 이제는 사진으로만 볼 줄 알았던 정인이를 다시 만난 건 지난해 6월 30일이었습니다.

양어머니 장 씨가 한 카페에서 만나게 해준 겁니다.


선물했던 이니셜 목걸이를 하고 나온 정인이는 이마에 붉은 멍이 있고 피부가 좀 검게 변해있었지만, 밝은 웃음은 여전했습니다.

[정인이 위탁가정 : 왜 이렇게 많이 까매졌냐고 물어봤을 때, 밖에 많이 돌아다녀서 그렇다고, 아기가 엄마랑 그냥 잘 노니까 전혀 의심도… 지금 생각해 보면 집에서는 안 놀아주는데, 밖에선 놀아줘서 신났을 수도 있겠구나.]

나중에 알고 보니, 이날은 양부모가 두 번째 학대 의심 신고로 조사를 받은 바로 다음 날이었습니다.

[정인이 위탁가정 : 전 그 사람들 진짜 그렇게 보여줬다는 자체도 사실 이해 안 가요. 어떻게 보여줄 생각을 했을까, 걸릴까 봐 못 보여주지 않을까요?]


학대라고는 꿈에도 의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자책과 후회가 남습니다.

[정인이 위탁가정 : 마지막에 헤어지기 전에 한번 안아 봐도 되냐고 그랬더니, 그러라고. 그래서 이제 아기가 너무 꼭 안는데…그게 살려달라고 그런 거 아니었나…그걸 몰랐던 건 아닌가…]

이로부터 석 달 뒤, 정인이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행여 넘어져 다칠까 보호 모자도 씌워가며 애지중지 돌본 정인이었습니다.

[아빠, 엄마 뽀뽀해 주세요.]

사랑만 해줄 줄 알고, 하루라도 더 빨리 적응하라고 사진을 붙여가며 보여줬던 양부모였습니다.

[아~ 아빠 빠이빠이 해줘요~ 아빠 엄마 빠이빠이 해줘요? 아구 잘해요.]

더는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으려 했지만, 두 가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어렵게 나섰습니다.

하나는 양부모를 '살인죄'로 강력히 처벌해달라는 것.

[정인이 위탁가정 : 여론이 시끄러워지니까 이제 와서 반성을 하겠다는 식에 반성을 해서가 아니라 자기 형벌이 가볍게 되기 위한…]

또 다른 하나는 '정인아 미안해'로 그치지 말고, 그래서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지도 함께 고민하고 끝까지 지켜봐달라는 것입니다.

[정인이 위탁가정 : 당장 그냥 화가 나는 그런 감정만이 아니라, 앞으로 개선이 아기들을 위해서 어떻게 바뀌어야 되느냐를 같이 생각해 줬으면…]

◆ 관련 리포트
재난지원금 문의 다음날 사진에도 멍자국…의사회 "살인죄 적용해야"ㅣ한민용의 오픈마이크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jtbc.joins.com/html/365/NB11987365.html

(영상그래픽 : 김지혜 / 연출 : 홍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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