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다큐] 아름다운 사람들 - 132회 : 60년 전통, 유과 굽는 부부
전라북도 순창의 시장에는 오랜 세월을 그대로 담고 있는 간판의 전통유과집이 있다. 새벽부터 시작되는 작업은 전날 미리 불려놓은 찹쌀을 쪄서 떡처럼 만든 반죽을 같은 높이로 고르게 밀어 잘라두는 것에서 시작된다. 눈대중으로 하는 듯 싶지만 거의 정확한 높이로 잘려지는 반죽들에서 세월의 힘이 느껴진다.
5남매중 막내아들 김광영씨는 어린시절부터 어머니가 만드는 유과를 보고, 만들고, 먹으면서 컸다. 그땐 평생 직업이 될 줄 몰랐지만 어느세 세월이 흘러 40년 경력의 유과 달인이 됐다.
한나절 숙성하고 건조시킨 유과반죽은 연탄불 앞에서 구워내는 것이 다른 곳과 좀 다르다. 한 장 한 장 일일이 손으로 굽고, 뒤집으면서 유과바탕으로 만들어낸다. 뜨거운 불 앞에서 하루 꼬박 구워도 최대 500장을 넘을 수 없다고.
60년전 어머니가 처음 시작했고, 물려받아서 할 때만 해도 기업에 납품을 한다거나 대량생산 등 사업을 키우고 싶은 꿈이 있었지만 수작업이라는 현실에 부닥쳐 쉽게 이뤄낼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군대간 막내아들이 이어받아서 전통을 잇는 것은 물론 못다한 꿈을 이뤄줬으면 한다는데.
아내 경순 씨는 결혼 전 막내딸로 고생 모르고 살다가 시집 오면서 이 힘든 작업을 시작, 지금껏 쉬어본 적이 없다. 그렇다보니 남편의 생각과는 달리 자식한테만은 물려주고 싶지 않다. 그러나 시어머니가 그랬듯, 굳이 물려받고 싶어한다면 도와줘야되지 않겠냐며, 직업을 물려주며 어머니의 사랑도 대물림될 것을 예고한다.
옛날 맛 그대로의 유과를 찾는 단골손님들은 맛도 맛이지만, 먹을수록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발길을 끊을 수가 없다. 올 명절에도 향수를 떠올리고픈 단골손님들의 주문이 밀려들 것이다. 유과를 통해 부부의 정성과 사랑도 함께 전달되기를 바라며.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
▶ 네이버에서 연합뉴스TV를 구독하세요
▶ 연합뉴스TV 생방송 만나보기
▶ 균형있는 뉴스, 연합뉴스TV 앱 다운받기
Copyright © 연합뉴스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