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 미안하면 져요, 정신차려" 고희진 감독 이례적 호통 왜? [대전 톡톡]

[OSEN=조은정 기자] 삼성화재 고희진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cej@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미안 미안하면 져요!”

9일 대전 충무체육관. 대한항공에 1세트를 내준 뒤 2세트도 8-12로 밀린 삼성화재가 작전타임을 불렀다. 실수를 범한 선수들이 서로 미안해하자 고희진(41) 삼성화재 감독은 “미안 미안하면 져요”라고 소리쳤다. 무관중인 경기장에 크게 울려퍼진 한마디. 순간적으로 장내에 정적이 흘렀다. 

삼성화재의 리빌딩을 이끌고 있는 고 감독은 특유의 친화력과 긍정 에너지로 젊은 선수들을 친형처럼 어르고 달래왔다. 하지만 이날 선수들의 다소 안이한 플레이에 이례적으로 호통을 치며 질책했다. 고 감독은 “정신차려야 돼. 끝나고 후회할 생각하지 마. 경기를 지금 해야지”라고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호통 효과인지 작전타임 후 심기일전한 선수들은 2세트에 매섭게 추격했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3세트를 따내긴 했으나 4세트에 다시 범실로 자멸하며 세트 스코어 1-3으로 졌다. 첫 연승 기회를 놓친 삼성화재는 4승17패, 승점 18점으로 6위에서 제자리 걸음했다. 쉽지 않은 리빌딩 시즌이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고 감독은 2세트 작전타임에 대해 “우리 선수들과 소통을 하며 즐겁게 하려고 한다. 하지만 안이한 플레이를 하면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런 부분도 괜찮다고 하면 선수들이 못해서 진 경기도 괜찮을 줄 안다. 혼낼 건 혼내고, 잘한 건 잘했다고 하며 지도하려 한다”고 밝혔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리빌딩 중인 삼성화재는 성장통을 겪고 있다. 외국인 선수 바르텍이 부진 끝에 방출된 가운데 새 외국인 선수 마테우스도 1일 입국 후 자가격리 중으로 빨라야 16일부터 합류 가능하다. 설상가상 리시브에 강점이 있는 레프트 황경민마저 외복사근 부상으로 이날 대한항공전에 결장했다. 

고 감독은 “어제(8일) 훈련을 하다 통증을 느꼈다. 큰 부상이 올 수도 있어 보호 차원에서 뺐다. 서브와 리시브의 한 축인 황경민이 빠져 힘든 경기였다. 황경민의 비중을 실감한 경기였다”며 “아직 검사를 받지 못한 상태라 복귀 시점을 알 수 없다. 다음 경기(13일 현대캐피탈전) 준비를 어떻게 할지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waw@osen.co.kr

[OSEN=조은정 기자] 삼성화재 고희진 감독이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ce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