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머니] 금, 은, 구리 랠리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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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웨이브'가 원자재 시장의 '슈퍼사이클'을 가져올까.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 친환경 인프라 관련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어서 구리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며 "대규모 재정정책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확대되면, 원자재 시장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은, 달러 풀면 오른다구리 뿐 아니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금, 은 등 귀금속 섹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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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부양 달러 풀면
금값도 올라
원자재 랠리 기대감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블루웨이브’가 원자재 시장의 ‘슈퍼사이클’을 가져올까.
미국에서 민주당의 승리가 확인되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의 경기부양책 및 인프라 투자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원자재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10년래 최대 강세장이 도래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8일 (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3개월 만기 구리 선물은 t당 81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엔 t당 8182달러까지 오르며 2013년 초 이후 8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물가도 t당 8146달러로 8000달러 벽을 넘었다. 구리는 ‘닥터 코퍼(Dr. Copper)’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산업에서 두루 쓰여 경기 회복을 가늠하는 지표로 꼽힌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경기 회복에 나선 중국에서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세계은행은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7.9%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자 t당 9000달러에 닿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은 지난 7일 구리 가격 전망치를 t당 9000달러로 높였다. 당초 지난해 전망한 올해 목표가 8000달러에서 1000달러나 값을 올렸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 친환경 인프라 관련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어서 구리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며 “대규모 재정정책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확대되면, 원자재 시장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몇달 새 구리 가격이 치솟자 시장에선 고점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JP모간은 구리값이 올해 1분기 t당 평균 7700달러에서 4분기엔 6500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 예상했다.
구리 뿐 아니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금, 은 등 귀금속 섹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과 은은 지난해에도 각각 20%, 40% 넘게 급등했다. 통상 금은 달러와 함께 대표적 안전자산이기 때문에 경기 회복기에 수요가 줄어 값이 떨어진다. 그러나 경기회복을 위해 미 정부가 대대적으로 달러를 풀면 움직임은 달라진다.
금은 달러화로 표시되기 때문에 재정 확대 정책 아래에서 가격은 상승 탄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바이든 행정부가 공격적인 부양책을 펼칠 것으로 예고됐기 때문에, 달러는 추세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금값은 장기적으로 우상향 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변수는 심리다. 시장 투자 심리 움직임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실제 금과 은은 8일(현지시간)에는 미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승복까지 이어지면서 불확실성이 줄고, 다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며 값이 급락했다.
여기에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의 강세가 금의 가격 변동성을 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비트코인 역시 공급이 한정돼있기 때문에, 일부 투자자가 금 대신 비트코인으로 투자처를 바꿀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실제 JP모건은 지난 연말 보고서에서 “금 투자 기관투자가들이 비트코인을 대거 매수하면서 비트코인이 금 대체 투자수단으로 부상했다”면서 “비트코인 시장 규모가 커지는 등 비트코인의 장기 상승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 투자자는 달러 약세와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헤지 역할로 비트코인을 실제 금보다 선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19개 원자재 선물시장에서 순 롱포지션(매수세)는 1월 첫주 2300만 계약으로 2011년 1월 이후 최대에 달했다. 옥수수부터 원유, 금, 구리 등 원자재가 10년 전 슈퍼사이클을 재연할 기세다.
마이클 샐던 본토벨자산관리의 원자재 본부장은 “미국 달러의 약세, 전염병 이후 경제 회복, 중앙은행의 통화 부양, 정부의 재정 부양이 모두 합쳐져 원자재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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