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장 후보 "내가 체육계 이끌 적임자" 지지 호소

문성대 2021. 1. 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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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유준상, 이기흥, 이종걸, 강신욱 후보 (사진 = 대한체육회 제공)

[서울=뉴시스] 문성대 기자 = 제41회 대한체육회장 선거 후보들이 체육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며 한국 체육을 이끌 적임자는 자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체육회 선거운영위원회는 9일 오후 2시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방송지원센터에서 한국체육기자연맹·한국체육학회 공동 주관으로 '제41대 대한체육회장선거 제1차 후보자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1번 이종걸(63), 2번 유준상(78), 3번 이기흥(65), 4번 강신욱(65) 후보는 정책을 발표해 표심을 샀다.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 오는 18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K-Voting(온라인투표시스템)으로 진행된다.

후보들은 정책과 함께 현재 대한체육회를 비판했다.

유준상 후보는 "우리 체육계는 100주년이란 이름에 걸맞지 않게 참단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고 최숙현 선수는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심석희 선수는 폭행에 노출됐다. 현재 대한체육회장은 이에 대한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다. 오히려 무능과 무책임으로 일관했고, 정부와 불통하고 대립했다. 또한 작금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스포츠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매우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 주도로 재정 자립과 복지향상에 주력하겠다. 체육청 신설 추진, 선수·지도자 인성 교육과 처우 개선, 글로벌 스포츠 센터 조성, 스포츠 외교 강화 등 변화와 혁신을 통해 망가진 것은 고치고, 아픈 곳은 적합한 처방을 통해 치료하겠다.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고, 체육인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현 대한체육회장인 이기흥 후보는 "지난 4년간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해왔다. 다만 인권, 폭력 등 완전히 근절하지 못한 건 매우 큰 아쉬움이 있다. 4년 전 당선 이후 체육인들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 모든 규정을 정리했다. 특히, 국정농단 세력으로부터 무모한 처벌을 받은 우리 체육인들의 대한 사면을 단행하고, 여성을 우대하고, 생활체육을 중시해왔다"고 돌아봤다.

이기흥 후보는 "재선에 성공하면 앞으로 건전한 안전한 스포츠 환경을 구축하도록 하겠다 특히, 각 시도, 모든 경기 단체, 전국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체육인, 지도자에 대한 처우를 현실에 맞게 개선하겠다. 작년에 민선 체육회장 시대를 열었다. 안정적이고 건전하게 기반을 운영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 10대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유지시키도록 하겠다. 올가운 ANOC총회, 2024 동계유스올림픽, 2032 남북공동하계올림픽 등 IOC 위원으로서 반드시 유치를 성공시키겠다. 스포츠를 통해서 한반도의 평화를 구현하고, 한국 체육 100년을 정리하고 새로운 100년의 토대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종걸 후보는 "코로나19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체육계를 살리기 위해 선거에 나왔다. 실내체육시설, 체육관, 학원 등 지도자들이 벼랑 끝에 몰렸다. 선수들은 훈련할 곳을 잃었다. 체육인의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는 코로나 대책에 대한 대응 매뉴얼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종걸 후보는 "위기 상황에서 강한 리더가 필요하다. 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대한체육회에 힘이 있어야 한다. 대한체육회가 힘을 가지려면 정부, 국회와 소통 협력이 필요하다. 소통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내가 적임자다. 위기에 처한 체육인들을 구해낼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강신욱 후보는 "나는 평생 선수, 지도자, 동호인, 교수, 행정가로 체육인과 늘 함께 살아왔다. 덕분에 체육의 모든 문제들을 소상히 알고 있다. 체육단체 회장들만 지낸 다른 후보와 차별성이 있다. 우리나나 체육 100년사에 이런 어수선한 위기는 처음이다. 선수, 지도자들의 인권과 자존심이 땅에 떨어진지 오래 됐다. 운동에만 모든 곳에 쏟아낸 선수들의 10명 중 7명은 졸업과 동시에 길거리에 내몰린다. 지도자 대부분은 최저 생계비도 벌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 와중에 대한체육회장은 사회적 물의를 계속 일으켜왔다. 고 최숙현 선수 사건 다음날 골프 치는 모습, 모 언론에서 '이기흥은 로비스트인가'라고 보도했다"고 했다.

강신욱 후보는 "사람이 바뀌어야 대한체육회가 바뀐다. 사람을 바꿔서 체육회가 운동하기 좋은 나라로 탈바꿈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 임기 내 폭력 문제를 완전히 근절하겠다. 지도자, 사무처 직원의 처우 개선에 최우선적 노력을 기울이겠다. 선거제도를 반드시 개선할 것이다. 지방체육와 종목단체 재정자립을 위해 돈 버는 체육회로 바꾸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들은 잘못된 스포츠 문화에 대한 해결 방안을 밝혔다.

이기흥 후보는 "두 가지 방안을 갖고 있다. 향후 엄격한 처벌과 관리, 시스템, 공유, 교육을 통해 구성원들의 사고를 바꾸겠다. 사고를 바꿔 조직원들의 문화를 바꾸겠다. 앞으로 재선에 성공하면 회장 직속의 인권보호, 스프츠의 안정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예방과 감찰부서를 만들어 승부조작, 도핑, 반드시 근절해야 하는 악습과 구태를 뿌리뽑도록 사전에 예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종걸 후보는 "현재 체육계에 해결할 숙제가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더욱 중요한 가치들이 있다. 인권, 수평력 협력관계, 비폭력 가치 등이 스포츠계의 자리잡아야 한다. 작년에 최숙현 선수의 비극, 조재범 사건 등도 있었다. 안타깝게 체육계는 예방하지도, 제대로 조사하지도, 대책을 제시하지도 못했다. 체육회의 무능과 무책임이 여실히 증명됐다. 대한체육회의 변화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한다. 인권 옴부즈맨을 신설하고,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겠다. 인식을 전환해 법과 제도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강신욱 후보는 "강압적 위계질서, 파벌주의, 승리 지상주의가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첫 번째는 체육계 지도부가 건전해야한다. 교육을 통해서 선수, 지도자가 같이 인식을 공유해나갈 것이지만, 사후처리가 아닌 예방이 중요하다. 특히, 폭력, 성폭력 문제에 대해서는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작동해야한다. 이것이 한국 사회에서 (폭력이) 없어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보고 있다"고 피력했다.

유준상 후보는 "반성하지 않는 조직은 성공할 수 없다. 지난 100년동안 우리 체육은 스포츠 강국의 뿌리를 내렸다. 이제부터 스포츠 선진화를 통한 선도 국가의 역할을 하려면 우선 냉전시대의 유물인 메달 지상주의를 뛰어넘어서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을 추구하는 스포츠의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문제가 생길 때 대한체육회 감독권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지도자와 선수 인권 센터, 인성교육원을 통해 끊임 없는 교육을 해야한다. 그보다 먼저 지도자 선정 과정에 공정해야 한다"고 대책을 세웠다.

생활체육 활성화, 생활체육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에 대한 견해를 전했다.

이종걸 후보는 생활체육 온라인 플래폼을 만들겠다고 했고, 강신욱 후보는 근린시설 확충과 전문 지도자를 곳곳에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준상 후보 역시 체육 시설의 공간 활동, 전문 지도자를 중요시 했고, 이기흥 후보는 인프라 구축과 비대면 체육 프로그램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보들은 대한체육회와 지방체육의 공존 방법에 대해서도 피력했다.

강신욱 후보는 "지방체육회의 권한과 예산이 필수적이다. 또한 대한체육회와 지방체육회의 순환근무제를 통해 실질적인 교류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준상 후보는 "이제 정부 예산에 의존한 것에 탈피해해 재정적 자립을 이뤄내야한다. 대한체육회와 지방체육회가 서로 의견을 개진하는 등 활성화 방안을 관철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기흥 후보는 "재정이 가장 중요하다. 대한체육회의 권한을 이양해 직원 교류를 위해서 지방체육회의 위상을 높여줘야 한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함께 협력해야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종걸 후보는 "지방체육회의 예산 지원에 대한 명문화된 법 마련이 필요하다. 지역체육진흥법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한체육회와 수평적 관계로 바뀌고, 지방체육회가 모여서 대한체육회가 되는 이상적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한체육회와 KOC의 분리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이기흥 후보는 "통합한지 4년밖에 안됐다. 안정화가 돼가고 있는데 다시 분리하는 건 소모적이다. 혁신위의 권고사항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정부와 갈등을 일으킨다는 시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이종걸 후보 등 3명의 후보들은 "정부와 소통을 하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공청회 등을 거쳐서 결론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이종걸 후보는 과거 이기흥 후보가 회사자금 횡령 등의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과 이기흥 후보의 자녀가 체육회 회원종목단체에 위장취업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이기흥 후보는 "5선 국회의원 출신 후보가 확인 되지 않은 '가짜뉴스'를 토론회 자리에서 거론할 수 있느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dm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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