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선거 경선 '코앞' 국민의힘 시선은 온통 '안철수'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불과 3개월 앞두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을 뒤흔들고 있다. 국민의힘 차기 서울시장 주자들은 물론 당 지도부는 보궐선거와 관련해선 온통 '안철수' 얘기 뿐이다.
안철수 대표와의 후보 단일화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필승 조건이기 때문이다. 안철수 대표는 연일 쏟아지는 국민의힘의 '입당' 제안에 거리를 둔 채 정책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102석 거대 야당이 원내 3석 미니 정당 수장에 속수무책 끌려가는 모습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대표의 최근 회동 사실이 언론에 알려진 가운데 김 비대위원장은 8일 이에 대한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안철수 대표를 겨냥해 "앞으로 만날 일이 없다. 만나자고 하면 만날 수도 있겠지만 요청도 안 올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후보들과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차원에서 당 공천관리위원회와 중진들은 연일 안철수 후보의 입당을 주문하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이와 같은 반응은 국민의힘 입당에 부정적 반응을 드러낸 안철수 대표와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도 해석된다.
공관위는 서울시장 후보 경선 방식을 100% 여론조사로 치를 방침이다. 일견 안철수 대표, 금태섭 전 의원 등 외부인사들에게 유리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해 이들의 국민힘 합류를 유도한 후 당내 경선을 치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유력 주자들도 속속 출마 대열에 합류하는 가운데 같은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의 경우 8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출마 의사를 거의 굳혔다"며 "안철수 대표가 야권 단일화에 진정성을 보이려면 사실 저희 당에 입당하시는 게 맞다"고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경우 "안철수 대표가 입당하면 서울시장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거꾸로 "안철수 후보가 입당하지 않으면 서울시장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국민의힘의 시선이 온통 안철수 대표로 쏠린 배경으로 안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시장 출마선언 후 예상외로 큰 여론의 호응이 꼽힌다. 안 대표는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의 12월 19~20일 집계(쿠키뉴스 의뢰 만18세 이상 800명 대상, 95% 신뢰수준 및 표본오차 ±3.5%p)에서 나경원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 국민의힘 후보에 앞서 범야권 1위를 기록한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은 물론 차기 서울시장 선호도 여야 1위를 기록 중이다.
선거 구도상 민주당 후보, 안철수 대표, 국민의힘 후보가 나란히 출마한 3자 대결구도일 경우 야권의 패배 가능성이 커진다. 중도 및 보수 표심의 분열 때문이다. 당초 안철수 대표 본인도 출마선언 당시 "야권 단일 후보로 정권 폭주를 멈추겠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대표의 입당 또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후 국민의힘 내 경선이 치러질 경우 기존 국민의힘 후보들이 유리하다. 100% 여론조사라곤 하지만 당내 경선인 만큼 투표에 국민의힘 당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시장 등 국민의힘 내 유력 주자들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
오세훈 전 시장의 '조건부 출마선언'도 이렇게 경선이 치러질 경우 본인은 당내 유력 주자의 당선을 위해 원래 목표대로 차기 대선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더구나 공관위는 예비경선 20%, 본경선 10%로 여성 후보에게 가점을 부여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나경원 전 의원을 비롯한 조은희 구청장, 이혜훈 전 의원 등 다른 당내 여성후보들에게 유리한 조건이 된다.
그러나 반대로 국민의힘 당내 경선을 통한 후보 선출 후 별도로 안철수 대표와 야권 차원의 단일화를 시도할 경우 안 대표가 더 유리할 전망이다. 안철수 본인이 강점으로 제시한 대로 일부 진보, 중도 표심은 물론 국민의힘 지지층이 안 대표 쪽으로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야권 관계자는 "안철수 대표는 이미 총선을 거치며 소수정당으로 위상이 떨어진 상황에서 더 잃을 게 없다"며 "차기 대선에서 체급을 낮춰 서울시장에 도전, 여론도 호응하는 마당에 굳이 국민의힘에 들어와 떨어질 수도 있는 경선에 임할 가능성이 없다. 아쉬운 쪽은 국민의힘"이라고 말했다.
조석근기자 mysun@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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