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신천지? 전국 집단 감염 시작된 BTJ열방센터 정체는
열방센터에 모여 훈련 받고 다시 자신들 교회로
경북 상주 기독교 선교단체인 'BTJ열방센터' 방문자를 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으로 늘어나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BTJ열방센터와 이를 운영하는 인터콥 선교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방역 당국의 역학 조사 결과 센터 방문자들이 이곳을 갔다는 사실을 숨긴 채 확진이 되고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사례가 잇따라 확인되면서 부적절한 대응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신천지에 대한 현장 취재를 15년 가까이 해온 변상욱 앵커는 BTJ 열방센터와 인터콥에 대해 "정통 개신교로부터 벗어났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6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와 인터뷰에서 "개신교 정통주의는 마틴 루터, 칼뱅, 웨슬리 등이 있는데 개신교 변이가 일어나 포스트-데노미네이셔널리즘이라고 탈교파주의가 나왔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변 앵커는 "2가지 탈교파주의 분파가 한국의 코로나19 상황과 밀접하다"며 "첫 번째는 신사도 운동으로, 예수에게 연결된 새로운 사도, 제자들이 나와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특히 기존의 신학교를 거치지 않고 자기들만의 훈련 시스템을 만들어서 자체적으로 육성해 나가려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의 경우 극단적 세대주의로, 세계사와 세계관을 이스라엘과 예루살렘 중심으로 풀어 나간다"면서 "BTJ가 Back To Jerusalem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인터콥 선교회와 함께 선교 전문인 양성하는 곳
한편 BTJ열방센터는 종교 시설이 운영하는 일종의 대형 기도원을 일컫는 말이다. 열방(列邦)은 세상 나라들과 모든 민족을 가리킨다. 성경에서 이 단어는 모든 민족에 대한 하나님의 통치를 나타내는 말로 자주 쓰이기도 한다.
현재 뉴스에 나오는 상주 BTJ열방센터는 기독교 선교법인 전문인국제선교단, 일명 인터콥(INTERCP) 선교회가 운영하는 기도 및 수련 집합 시설이다. 상주시 화서면에 있는 센터는 2014년 '전문인 국제선교단'이라는 이름으로 세워졌다.
2003년 서울 중구에 있는 인터콥선교회와 함께 선교 전문인 양성을 목적으로 허가를 받았다.
인터콥은 교회가 아닌 열방을 섬기는 선교 단체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세계한인기독교총연합회의 회원 단체로 활동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해외 선교를 목적으로 1983년 설립, 현재까지 약 1,200여명의 전문 선교사를 파견했다. 서울 본부를 중심으로 전국에 67개 지부와 시설이 있고, 이슬람, 불교, 힌두교 등 다른 종교를 주로 믿는 지역에서 개척 선교를 하고 있다.
이 센터에서는 선교에 관심이 있는 교인들을 모아 1박2일 동안 교육을 한다. 지난해 10월 9일~10일 약 3,000여명이 참석해 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11월 27~28일에도 500여 명이 참석해 선교 행사를 열었다.
"처음 신천지처럼 센터 방문자 명단 감춰"
변 앵커는 또 "신사도 운동의 특징은 세상을 8개 분야로 나눈 뒤 이들 분야를 다 정복해 들어가서 지배해야만 이스라엘을 회복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라며 "극단적 세대주의에서는 세계사를 7개 시대로 나눈 뒤, 시대에 따라 천당 가는 방식이 다르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시한부 종말론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예수가 하늘로부터도 내려오고 땅에서도 솟아난다 이런 것도 있다"며 "유대인들로 구성된 세계 지하 정부가 있어서 그렇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대한 그들만의 해석도 눈길을 끈다. 그는 "(BTJ열방센터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만든 게 미국 유명 기업인 아무개다, 유전 인자를 사람들 몸에 심고 전 세계를 지배하려 한다고 본다"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온몸으로 막아서고 있다고 바라본다"고 전했다.
기존 교회와 관계에 대해선 "한국 교회가 처음에는 신사도운동과 세대주의를 받아들였지만 2000년대 이후 완전 이단으로 취급했다"면서도 "다만 그것을 추종하는 기관들에 대해선 이단까진 아니고 제한 조치만 내려놨다"고 설명했다.
BTJ에 대해서는 "목사들이 모이는 게 아니고 개인이 모인다"며 "전국에 지부가 있고, 지부를 관리하는 간사가 있고, 간사들이 명단을 다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천지 때와 비슷하게 명단을 공개 안 하고 감췄다"며 "해결이 어려운 이유는 교회 가르침의 연장선상에 있다고만 생각하니 다른 교회 입장에서는 가지 말라고 말할 수가 없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산 속 2,500명 넘게 모여 행사 진행해 눈살
BTJ열방센터는 지난해 10월 방역당국의 눈을 피해 2,500여명이 참가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이어 11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른 역학조사 등 비협조에 이어 12월에는 집합금지 안내문 훼손 등으로 상주시가 3차례 고발했다.
열방센터발 감염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광주 지역 관련 확진자는 7일 기준 65명으로 늘었다. 센터를 다녀온 선교사가 초기 역학 조사에서 상주 센터방문 사실을 숨겼다가 보건 당국의 GPS 추적에 거짓말이 들통난 일까지 발생했다. 전날 충북 청주에서는 관련 확진자가 37명으로 늘어났다.
방역 당국은 센터와 관련해 전국 2,800여명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800여명이 검사를 받은 현재까지 16% 정도가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경북 상주시는 7일 최근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에서 BTJ열방센터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시설을 폐쇄 조치했다. 폐쇄 기간은 7일부터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다.
강영석 상주시장은 "BTJ열방센터 측의 방역 협조가 절실한데도 여전히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있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겠다"며 "앞으로 BTJ열방 센터와 해당 시설 방문자가 코로나19 검사 및 역학조사 등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경북도와 함께 BTJ열방센터 법인설립허가 취소 등 강력한 제재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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